드라마 뺨치는 경영권 쟁탈전…소액주주 표심이 좌우 [오전장 백브리핑]

김대연 기자

입력 2024-03-27 10:26   수정 2024-03-27 10:34

    국민연금, 한미약품 모녀 편에 서기로
    모녀·형제 지분율 차이 2%포인트 불과
    오는 28일 주총 때 소액주주 표심 관건
    <앵커>
    백브리핑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 기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경영권 분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로 한미약품그룹 이야기죠. 국민연금이 어제(26일) 저녁에 모녀 편에 서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민연금이 한미약품그룹 모녀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모두 찬성했는데요. 같은 집안의 장남과 차남이죠.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제안한 주주제안에는 전부 반대 결정을 내렸습니다.

    국민연금은 "이사회 안건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다"고 판단했는데요. 현재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국민연금 관계자들과 접촉을 해봤는데요. 취재 결과, 이번 국민연금 결정엔 어제 법원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항고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내일 주주총회 이후에 결과가 나올 텐데요. 결국 전날 법원의 결정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국민연금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찬성 표를 던진 거군요.

    그럼 이제 모녀와 형제 중 어느 쪽이 유리한 상황이죠? 양측 우호 지분율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소한 차이로 모녀가 앞선 상황입니다.

    우선 송 회장(11.66%)과 임주현 사장(10.20%) 직계가족, 가현문화재단(4.90%) 등을 합치면 모녀 측 지분은 약 35%인데요. 여기에 국민연금이 가세하면서 모녀 측 우호 지분율이 43%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 지분율은 총 40.57%인데요. 중립을 지켜오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나흘 전에 이들 형제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친구로 알려졌는데요.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입니다.

    결국 모녀와 형제의 지분율 차이는 약 2%포인트에 불과하죠. 신 회장의 지지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경영권 분쟁의 판세가 계속 뒤집히고 있는데요.

    이제 관건은 소액주주들의 표심입니다. 지분율이 16.77%에 달하는데요. 전날 법원과 국민연금이 연이어 모녀의 손을 들어준 만큼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주총도 겨우 하루 남았죠. 모녀와 형제 중 어느 쪽이 소액주주를 더 많은 우군으로 확보하는지에 따라 내일 한미그룹의 경영권 향방이 좌우될 전망입니다.

    <앵커>
    주가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떨어졌는데요. 한미약품 주가는 약보합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오르고 있네요? 오히려 한미약품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네, 모녀와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면서 주가가 강세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사실 이번 통합은 한미약품보다 한미사이언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놓고 발생한 분쟁이고요.

    실제로 지난 1월 12일 한미그룹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발표한 이후에도 한미약품 주가는 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한미사이언스만 상한가를 찍는 등 강세를 보였는데요.

    증권가에서는 한미사이언스가 내일 주총을 앞두고 이슈가 차츰 해소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한미그룹의 주가 흐름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도 취재해봤는데요. 상속세 문제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과잉 물량 주식) 이슈가 해소되고,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체 임상을 해낸다면 주가 상승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전망했습니다.

    간단하게 모녀와 형제의 공약도 살펴보면요. 우선 임주현 사장은 "OCI그룹과 통합한 이후 임상 3상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10년 후엔 매출 5조 원 규모의 신약개발 중심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는데요. 임종윤 사장은 "최소 1조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시가총액 200조 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모녀와 형제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어느 쪽이 경영권 분쟁에서 이겨서 공약을 이행할지, 내일 주총 결과부터 주목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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