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상생에 충당금까지…금융권 M&A도 '올스톱'

장슬기 기자

입력 2024-04-02 17:54   수정 2024-04-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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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지난해 대손비용만 10조원
    매물 산적해 있어도 '요지부동'
    지속 악재에 'M&A 부담'
    <앵커>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만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경제부 장슬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현재 은행권이 홍콩 ELS 배상 여파로 이례적인 '어닝쇼크'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금융지주사들이 연초 M&A를 통한 외형확장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아보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은행권 악재가 홍콩ELS 여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상생금융' 일환으로 취약계층이나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해왔는데요. 소상공인 금리부담 경감방안만 1조 원 규모, 은행권의 취약차주, 소상공인 대상 대출금리와 수수료 인하만 총 9천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고금리 여파로 금융사들의 연체율이 오르지 않았습니까, 앞서 리포트에서도 언급됐지만 부실에 대비하는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권은 지난해 무려 10조 원을 대손비용으로 쌓기도 했습니다. 지주사들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오랜 과제로 꼽아왔기 때문에 M&A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데, 가장 대표 계열사인 은행 악재가 상당한 탓에 M&A 시장은 사실상 멈춰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현재 금융권에 상당히 많은 매물들이 나와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보험사만 해도 오랜 기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KDB생명, 또 지난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던 MG손해보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계 금융사가 보유한 동양생명과 ABL생명, 그리고 사모펀드가 소유 중인 롯데손해보험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쪽도 잠재적 매물이 상당합니다. 먼저 금융당국과 법정싸움을 벌이고는 있지만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들이 있고요. 규모가 큰 애큐온저축은행과 한화저축은행도 오랜 기간 매각설이 돌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타 업권보다 충당금 부담이 크고, 실적도 적자로 전환하면서 향후 더 많은 매물이 쌓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적이 부진할수록 오히려 지주사 입장에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것이 더 필수적이지 않습니까?

    <기자>
    아무래도 금융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보니, 하나를 사더라도 보다 신중하게, 그리고 내실있게 사려는 움직임이 짙어져서 M&A 시장이 경직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실제 매물들이 쌓여 있더라도 업황이 악화되면서 매물들의 건전성이 떨어졌다던가, 건전성이 탄탄하더라도 가격이 부담인 경우가 많아 눈치싸움이 한창입니다.

    실제로 산업은행의 오랜 숙원과제였던 KDB생명의 경우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에서 인수를 타진해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무산된 바 있습니다. 결국 현재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요. KDB생명의 경우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비율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134%를 나타내는데요, 당국의 권고치보다 낮은 수준이라 지주사 입장에서는 추가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혔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 M&A시장의 단골 인수자로 꼽히는 우리금융지주죠.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사, 저축은행까지 채워야 할 포트폴리오가 많습니다. 지난해 매각 대상이었던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인수를 발빠르게 추진했는데, 결국 '가격'을 이유로 중도 포기했습니다. 매물은 산적해 있지만 계속해서 지주사에 부담이 되는 악재가 상존한다는 점, 그리고 인수를 추진한다해도 비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다보니 올해는 금융사들의 새 주인 찾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경제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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