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경찰서와 소방서 등 280여곳에 꽃게 상자가 위문품으로 배달된 가운데 공무원은 규정에 따라 이를 받을 수 없어 당국이 처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광주 지역의 경찰 지구대, 파출소, 소방 안전센터 등 관서 약 30곳에 지난 6일 새벽 시간대 2㎏짜리 꽃게 상자가 배달됐다. 상자에는 '경찰관과 소방관의 노고에 보답하고자 마음을 담았다'는 내용의 A4용지 1장짜리 편지도 함께 담겼다.
이 기부자는 편지에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수산물인 살아 있는 꽃게를 위문품으로 준비했다는 설명도 적었다.
꽃게 상자는 병원 응급실, 복지시설 등을 비롯해 총 280여 곳에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과 소방 당국은 공무원 행동강령, 기부금품 및 모집의 사용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행정 목적이 아닌 위문품 성격의 금품을 수수할 수 없어 꽃게 상자를 반환할 방안을 찾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위문품은 다른 기관에 기증할 수도 있지만, 산 꽃게라 상할 수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규정과 법률을 검토해보니 기부자 의도대로 처리할 수 없는 물품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달 기사 등을 수소문해 기부자와의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소방본부도 지역 관서를 대상으로 위문품 배달 현황을 파악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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