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국 등 해외에서 걸려오는 070 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로 바꾸는 이른바 발신번호 변작기 중계소를 운영한 일당 21명이 검거되어 기소되었다.
이렇게 바뀐 번호를 통해 해외에 위치한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전화를 걸어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고,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총 피해자 170명에게 약 54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계기 관리책, 환전책, 수당지급책으로 나누어 범행을 벌였고 텔레그램, 대포유심, 대포통장 등을 통해 범행을 철저히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해외에 사무실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과 이와 같은 범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국내 수거책 및 범죄조직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특히 국내 중계기, 대포유심, 대포통장 조직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주로 맡고 있는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 이승재 형사전문변호사는 “보이스피싱 범행의 경우 초범이라 하더라도 실형선고 비율이 높은 편이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이라는 점을 잘 모르고 점조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실제 본인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국내에서 중계기, 변작기 관련 업무를 한 경우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는 변명을 하기 어렵고, 또 이로 인한 범행이 상당히 많이 확인되고 있어 수사 단계에서 구속될 가능성이 높고 실형선고 비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관리책, 환전책, 수당지급책이 서로를 모르도록 철저히 역할을 분담하고, 수당 또한 직접 전달하지 않고 던지기 방식으로 지급해 자신이 보이스피싱 관련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적발되어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 사기 혐의뿐 아니라 범죄단체가입 및 활동 등 중형이 예상되는 혐의가 더해질 수 있어 대응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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