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SK에코, 현대ENG와 다른 3가지 이유

방서후 기자

입력 2024-04-24 14:47   수정 2024-04-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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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대표적인 비상정 대형건설사 SK에코플랜트가 올해 기업공개(IPO)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한다, 안한다' 말만 무성하다 부동산 경기와 증시 상황 탓에 간만 봤는데,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어진 건데요.

    과연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 지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들어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확히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2022년 4월이었죠. NH투자증권 등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시동을 거나 했지만,

    기준금리가 급등하고 건설업황도 악화되면서 기업공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더는 물러날 곳이 없어졌습니다.

    일단 SK그룹 내에 SK디스커버리가 별도 지주사로 출범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자회사가 아닌 다른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SK에코플랜트 지분을 매각했었는데요.

    이때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해 SK에코플랜트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돈을 태워준 재무적투자자(FI)에게 걸었던 조건이 2026년까지 기업공개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장 예비심사 청구 준비에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해야 합니다.

    이에 SK에코플랜트가 최근 FI를 만나 4년 뒤가 목표인 상장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결국 시장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기한을 맞추기 위한 거네요?

    과거 상장을 추진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 생각도 나는데,

    비슷한 전철을 밟는 거 아닙니까?

    <기자>

    아무래도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 둘 다 비상장 대표 건설사인 만큼 비교가 많이 되는데,

    그래서 더욱 SK에코플랜트는 현대엔지니어링처럼 되지 않겠다는 전략입니다.

    기업 가치를 낮추고, 친환경 회사로 체질을 바꾸고, 알짜 자회사는 키운다.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앵커>

    상장을 앞둔 회사가 기업 가치를 낮춘다고요?

    <기자>

    상장을 제 때 순조롭게 추진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당초 7조~8조원으로 목표하던 기업가치를 4조~5조원까지 낮추겠다는 건데요.

    사실 그동안 기업공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하나 같이 실적 부진이 꼽히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캐시카우인 건설업황은 안 좋고,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환경 사업은 아직까지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지난해 기준 환경사업 영업이익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적자를 겨우 면했습니다.

    1년 전에 비해 100% 급감했고요,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도 0.05%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4조원 대 이상의 몸값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요.

    일각에서는 3조원까지 낮추는 방안을 고려한다고도 전해집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목표한 기업가치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앵커>

    몸값을 낮추면서까지 성적이 저조한 환경사업에 주력하려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애초에 상장을 하기 위해 건설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한 겁니다.

    이름도 그래서 바꾼 거고요. 원래 SK건설이었잖아요.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하고 다시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높은 건설·주택 비중이 꼽힙니다.

    지난해 기준 60%가 넘고요.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폐기물·전기차 충전 서비스(EVC)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8%에 불과합니다.

    건설업은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에 IPO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비록 지금은 거두는 게 별로 없을 지라도 나중을 생각하면 건설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환경사업과 연료전지 사업 등으로 다각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업 가치는 결국 성장 잠재력으로 평가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신사업으로 기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지 않으면 목표를 낮춘 몸값조차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신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재무건전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회사를 인수한 걸로 알고 있는데, 성과가 나기 시작한 곳이 있습니까?

    <기자>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 자회사 SK테스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원래 싱가포르 전자·전기 폐기물처리업체 테스라는 곳에서 출발한 회사입니다.

    수명이 다한 IT기기에서 폐배터리나 폐부품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사업을 하고요. 미국과 유럽 등 21개국에서 46개 재활용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테스를 지배하는 에코프런티어라는 회사가 있는데, 여기 지분 79%를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하면서 탄생한 회사가 바로 SK테스입니다.

    현재 SK에코플랜트의 전체 매출 가운데 15% 이상이 친환경 사업에서 발생합니다. 계속 증가하는 추세고요.

    이 중 35%가 SK테스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향후 SK에코플랜트의 기업 가치 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SK테스를 비롯한 알짜 자회사들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그런 회사들을 팔면 기업가치가 오히려 떨어지고, IPO를 할 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회사 측은 매각설에 대해 선을 긋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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