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최근 1년간 9% 올라 영국 CEO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린 가운데 영국 인재가 미국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이 영국보다 좋았기 때문이지만, 일부 기업은 주가 하락 와중에도 경영진 연봉을 올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분석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편입 기업 CEO들의 평균 보수가 전년 대비 9% 증가한 1천570만 달러(약 216억4천만원)였다.
한편 영국 FTSE 지수 편입 기업 55개 사의 CEO 급여 중간값은 450만 파운드(약 77억7천500만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지만 미국 기업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양국 간 CEO 급여 차이가 커지자 영국 기업인들은 미국과 비교해 급여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으면 인재들이 이탈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기업들은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뉴욕 주식시장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한데 힘입어 임원들의 급여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봉컨설팅 업체 인피니트 에쿼티의 톰 야널 이사는 "지난해 증시 상승세를 고려할 때 연봉 9% 상승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면 미국 임원들의 보수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하지만 약 20%의 기업은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CEO 급여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모노폴리 보드게임 제조업체 해즈브로와 사우스웨스트 항공, 헬스케어 기업 박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해즈브로 주가는 작년에 16% 하락했지만 크리스 콕스 CEO 급여는 60% 인상됐다.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박스터도 주가가 내려가고 주주 수익률도 동종업계 대비 저조했지만 경영자 보수는 올랐다.
미국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 보드의 마테오 토넬로 상무는 "주주 수익률은 감소하는 반면 임원 보수는 증가하는 기업의 경우 주주들이 반드시 이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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