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보이는 부상에도 구급차 못 탄 축구선수

입력 2024-04-29 16:56  



세미프로축구 K3리그(3부) 경기 중 선수가 심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구급차를 쓰지 못해 선수와 구단 측이 대한축구협회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27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목포FC와 경기 전반 35분 강릉시민축구단 주장 박선주(32)가 공중볼 경합 중 상대 선수와 부딪쳐 쓰러졌다.

들것에 실려나간 박선주는 생명이 위독한 수준의 부상이 아니라는 현장 판단에 따라 구급차가 아닌 별도로 준비된 승합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구단에 따르면 박선주는 피부 안쪽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뇌진탕 증세도 있었다.

목포 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병원 측은 봉합 수술이 필요해 광주의 상급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구단은 경기장 내 마련된 구급차를 쓰게 해달라고 경기 감독관에게 다시 요청했다.

그러나 감독관은 광주까지 이동한 후 돌아오면 최소 2∼3시간의 경기가 지연된다며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구단이 사설 구급차를 구해 박선주가 옮겨져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협회의 '국내 대회 승인 및 운영 규정'에 따르면 공식전에 구급차와 예비용 일반차량을 배치해야 하는데, 구급차가 장내를 이탈한 경우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K리그에서는 경기마다 구급차를 최소 2대 배치하지만 K3 이하 리그에서는 1대만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구급차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으로 사용돼 왔다.

협회는 긴급 상황이 또 언제 벌어질지 몰라 현장에서 의식이 있던 박선주에게 구급차를 보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구단 측은 이러면 사실상 구급차를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한다.

강릉시민축구단 관계자는 "선수 안전을 생각한다면 확보한 구급차는 먼저 보내주는 게 맞지 않나"며 "응급 환자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것 같다. 호흡이나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아니라면 다 응급 환자가 아닌 거냐"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프로에 비해 배정된 자원이 적어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하부리그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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