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끌고, SSD 밀고"…삼성전자, 반도체 '흑자'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입력 2024-04-30 14:37   수정 2024-04-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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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AI, 거품 아니야?'라는 우려가 시장을 스쳐 지나갔지만, 노파심에 불과했습니다. AI 호황에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습니다. 꼬박 일년여 만입니다. 특히 오늘 삼성전자의 깜짝 발표에 SK하이닉스도 '흠칫'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개발 중인 'HBM' 12단 제품을 올해 2분기부터 양산한다고 밝혔습니다.

    웅크리고 있던 삼성전자가 발톱을 꺼내든 건데요. 여기에 더해 현재 전 세계 점유율 1위인 SSD 시장에서도, AI 호황에 따른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인공지능 시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HBM을 둘러싸고 기술 경쟁이 치열한데요. 삼성전자가 오늘 HBM 3e의 12단 제품의 샘플을 공급 중이라고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HBM이란 아파트처럼 반도체를 쌓아 올려서, 좁은 공간에서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12단이란 기존 8층 아파트에서 12층 아파트까지 쌓아올린다는 겁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2단 제품은 자체 기술(TC NCF·열압착 비전도성 접착필름)을 통해 층수는 높아졌지만, 높이는 동일하게 맞췄고요. 성능적으로는 8단에 비해 AI 학습 속도가 평균 34% 빨라지고, 추론 영역에선 최대 11.5배 많은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3분기에 12단 제품 개발을 마쳐서, 내년부터 안정적인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삼성전자는 2분기 중으로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하니 최소 2개 분기는 앞선 겁니다.

    또한 HBM 사업 관련해서 8단 제품은 현재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고요. 공급 규모도 증가분이 상당합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HBM 물량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렸는데 이미 공급 협의가 완료됐다고 밝혔고요. 내년에도 올해보다 최소 2배 이상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년새 6배가 넘게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HBM 3e에 집중하며, 연말 기준으로 HBM 3e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며 HBM 이외에는 생산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실수요' 위주의 공급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AI 업황이 뜨거워지면서, D램에선 HBM이 확실히 주목받고 있네요. 정 기자, 그런데 낸드에서도 SSD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D램 뿐만 아니라 SSD에 대한 수요 증가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걸 뚜렷하게 체감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SK하이닉스 역시 데이터센터향 SSD 공급이 늘고 있다고 밝히긴 했는데요.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했습니다. 다음 분기 서버용 SSD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80% 수준, 서버향 QLC SSD의 판매량은 하반기 3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본 건데요.

    AI가 발전하며 매개변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데이터 저장공간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초고용량 SSD를 중심으로 공급 문의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주목받고 있는 SSD 이전엔 HDD를 사용했습니다. 어떤 차이인지 노트북을 예시로 들면요. 전원 버튼을 누르면 예전엔 컴퓨터가 켜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이젠 바로 전원이 들어오잖아요? 이게 HDD와 SSD의 차이점입니다. 그만큼 처리 속도가 빠른 것이고요. 과거 발열이나 소음이 심했던 것도 HDD의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데이터센터는 HDD를 사용해왔는데, 이젠 빠른 처리속도가 중요해졌고, 초고용량 SSD가 64테라, 128테라까지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고요. 전세계적으로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시장의 수요 증가에 삼성전자가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힌 만큼,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발제 한 줄로 정리해 주시죠.

    <기자>
    "AI, 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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