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개방과 개장시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오는 7월 본격 시행됩니다.
이 같은 조치로 거래 규모와 시장참여자들이 늘면서 외환시장 및 환율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대변화를 앞두고, 준비상황과 기대효과 등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나오셨습니다.
외환시장 개방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재부가 지난해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낡은 2차선의 비포장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는 일’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나는데요. 차관보님, 먼저 외환시장 개방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최지영 기획재정부 차관보>
이번 외환시장 개방은 1990년대 후반 IMF 권고로 자유변동환율제도를 도입했던 일과 함께 우리나라 외환시장 역사상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외환시장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고, 주요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많은 신흥국들도 우리 외환시장의 변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당국과 시장 관계자들이 매일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서울외환시장 구조 개선의 정식 시행을 앞두고 곳곳에는 이미 크고 작은 변화가 시작됐는데요. 가장 핵심적인 것이 해외에 소재를 둔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 RFI가 등장하는 것 같은데, 준비는 어느 정도 끝났습니까?
<최지영 차관보>
네, 우선 RFI는 정부가 국내 외환시장에 참가하려는 외국 금융기관에게 외국환거래법상 정해진 등록 기준에 맞는지 심사한 후 발급하는 ‘외환거래 자격증’으로 보시면 되는데요. 국내 은행에서는 야간데스크 설치 등 딜링룸 기능을 강화하고, 런던·싱가폴 지점 등을 중심으로 RFI 등록을 진행 중입니다. 해외 주요국의 금융기관들로부터도 RFI 등록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무적인 부분은 예전에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했던 기관들이 이번 제도개선을 계기로 다시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원화 시장이 전면적으로 개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화가 국제무대에 선을 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있는데요. 투기적 거래가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한 건가요?
<최지영 차관보>
이번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통해 런던·뉴욕 등 주요 국제금융 허브에 있는 외국 투자자·금융기관들도 본인들의 업무 시간에 한국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내 외환시장에 다양한 동기에 의해서 거래하는 참가자가 많아지고 거래량이 늘어나면 일부 기업·투자자가 시장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거나 해외 환투기 세력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최소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하지만 우려도 있습니다. 위기 상황이 되면 외환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인데, 어떤 대책이 있나요?
<최지영 차관보>
정부는 갑작스러운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기 위해 외환거래에 대한 빈틈없는 모니터링을 통해 부정적인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또 투기적 거래 성향이 강한 헤지펀드나 최근에 국내·해외 당국으로부터 지적받은 이력이 있는 외국계 금융기관 등에 대해서는 우리 외환시장 참여를 제한할 예정입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외안전판이 예전보다 훨씬 두터워졌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한 나라 전체의 대외 지급능력을 의미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외환보유액도 세계 9위 수준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외환시장 개방 요건을 갖추면 MSCI 선진국 지수와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기대해봐도 되겠습니까?
<최지영 차관보>
현재 정부는 세계 10위권 수준의 경제규모에 걸맞는 금융시장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밸류업 기업 지원방안,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개선의 성과 및 부산물로서 WGBI, MSCI 등 선진지수 편입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정책들의 목표가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것은 아니고 외국인투자자의 편의를 높이고, 우리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를 더욱 넓고 깊게 만들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 위한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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