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농산물 생산이 감소하고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기후플레이션'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커피 수입 가격이 1년 전보다 50%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3.68로 전달 보다 3.9% 올라 넉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넉달 연속으로 수입물가가 오른 것은 지난해 7월(0.2%)~10월(0.9%) 이후 처음이다.
상승률은 지난해 8월(4.1%)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입물가가 크게 뛴 것은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배럴당 두바이유가는 3월 평균 84.18달러였지만 지난달엔 5.9% 올라 89.17달러로 뛰었다. 1년 전 대비 6.9%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월평균 원·달러 환율도 1,330.70원에서 1,367.83원으로 2.8%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원재료가 전달보다 5.5% 상승했다.
원재료 중 광산품과 농림수산품은 전달 보다 각각 5.6%, 5.5% 올랐다. 1년 전에 비해선 각각 3.7%, 3.6% 높은 수준이다.
원유(8.9%)와 동광석(12.4%), 커피(14.6%) 등이 크게 올랐는데, 특히 커피 원두가격은 주산지인 브라질, 베트남 등 기후 변화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탓에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6.7%나 상승했다.
중간재는 1차 금속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올라 3.7%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1.9%씩 올랐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수입 물가 상승분이 생산비용에 전가돼 최종재 가격이 오를 수 있어 최근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유가는5월 들어 다시 3월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해 향후 수입물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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