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ma - 달 항아리와 조용히 만나본 적이 있는가…최영욱 삼원갤러리 전시회

입력 2024-05-16 16:59  

비워냄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달 항아리의 메시지

삼원갤러리는 5월 16일부터 6월 18일까지 약 한 달간 달 항아리의 무수한 빙열로 실타래처럼 얽힌 연(緣)과 업(業)을 그려내는 최영욱 작가의 개인전 'Karma - 달 항아리와 조용히 만나본 적이 있는가'를 개최한다. 신작을 포함해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유백색으로 빛나는 도자 표면 겹겹이 쌓인 시간의 지층을 느끼게 한다.

삼원갤러리와 최영욱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자기의 빙열이 갈라지면서 이어지듯 만났다 헤어지고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는 우리의 인생을 '달 항아리'로 전하고자 한다. 수없이 얽히고 또 얽힌 선들은 사람이 걸어온 길인 동시에 궤적이자 기억의 흔적임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모든 것이 점점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지친 이들에게 달 항아리와 조용히 만나보는 시간을 통해 비워냄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순수함이 깃든 달 항아리의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모든 것을 채우고 가져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갈 수 있는, 또 다른 것을 채울 수 있도록 비워내는 꾸밈없는 여백의 고요한 시간을 선물한다.

그의 작품 속 달 항아리는 미묘한 음영과 푸르스름한 산수화가 함께 어우러져 한국의 전통적인 미감을 듬뿍 머금고 있는 동시에 현대적인 느낌도 주고 있다. 실제 달 항아리의 은은하고도 세련된 백색을 구현하며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것에 매진하는 최영욱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선사하며 누구나 하나쯤은 그의 작품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영욱의 항아리를 자세히 관찰하면 그 표면이 마치 실제 도자기처럼 매끄럽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캔버스 위에 젯소와 백색 가루를 여러 번에 걸쳐 바르고 말린 후 사포로 다듬는 수행에 가까운 행위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항아리 안에 무수한 실선을 그려 빙열을 표현하며, 선을 긋는 길고도 지루한 시간이 자신의 연(緣)을 생각하는 시간들이라고 말한다.

최영욱의 달 항아리 작품이 모두 'Karma'라는 제목으로 명명되는 것도 이러한 해석과 연결되어 있다. '카르마'는 연(緣) 또는 불교식 관점의 업(業)으로 번역하며, 우리의 행동들이 수많은 원인과 결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시간성을 뜻하기도 한다. 지금 나타나는 모든 것들은 과거와 연결되어 있고, 지금 지어가는 현재는 또 다가올 미래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결국 우리는 모두 시간이라는 흐름에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삼원갤러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초연히 자리한 달 항아리를 보며 작가 본인의 모습과 동시에 견고함과 당당함을 느꼈다는 최영욱 작가의 말처럼 무수히 얽히고 또 겹쳐진 우리의 시간과 연(緣)을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만들고자 하며, 나아가 넉넉한 모습의 달 항아리처럼 살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을 담아 아물지 않은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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