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극심'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탄생

입력 2024-06-03 15:47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에서 200년 헌정사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는 2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INE는 신속 표본 집계 결과 셰인바움 후보가 득표율 58.3%∼60.7%를 기록해 26.6%∼28.6%를 얻은 우파 중심 야당연합 소치틀 갈베스(61) 후보를 앞섰다고 밝혔다. 오차범위는 ±1.5%다. 이로써 모레나는 또 한번 정권을 잡았다.

마리오 델가도 모레나 당 대표는 일찌감치 "셰인바움 후보가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멕시코 주요 언론도 개표 초반부터 셰인바움을 '당선인'으로 표기했을 정도다.

상원 의원 128명과 하원 의원 500명을 뽑는 총선에서도 여당 연합(모레나·녹색당·노동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INE의 신속 표본 집계 결과, 여당 연합은 하원 500석 중 346∼380석을, 상원 120석 중에는 76∼88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마초 문화권'이라 불릴 정도로 가부장적인 멕시코에서 1824년 헌법 제정 후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멕시코에서 올해 대선은 현지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이 '승부의 추가 일찍 기울었다'고 할 정도로 여당 지지세가 강하게 결집했다.

이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70)이 레임덕 없이 임기 말까지 60%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한 영향이 크다고 일간 레포르마는 전했다.

당선인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정치적 후견인으로 여기고 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2018∼2023년)을 지낸 엘리트 정치인으로 리투아니아·불가리아 유대계 혈통인 과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공부했고 1995년 우남 에너지공학 박사과정에 입학해 학위를 받은 첫 여성이다.

당선인은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며 처음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를 장관으로 임명한 건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2006년까지 시 장관을 지내고 2011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모레나를 창당할 때도 함께했다. 여성으로는 최초로 2018년에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온건한 이민 정책 추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 공기업 강화 등 현 정부 정책을 대부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오는 10월 1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임기는 2030년까지 6년이다.

이번 멕시코 대선 결과로 중남미 온건좌파 정부 물결(핑크 타이드)이 또 탄력을 받아 중남미 정치외교 지형이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멕시코는 2000년대 초반 중남미를 휩쓸던 핑크 타이드 이후 '제2의 핑크 타이드'라고 불리는 최근의 '중남미 좌향좌'에 동력을 불어넣었다.

대선, 총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멕시코시티 시장 선거도 관심을 끌었다. 여당 클라라 부르가다(60) 후보와 야당 연합 산티아고 타보아다(38) 후보와 개표 초반 각축전을 벌였다.

여성인 부르가다 후보가 당선되면, 지난해 여성으로 처음 멕시코 주지사에 오른 여당 델피나 고메스(61)와 나란히 '수도권 여성 시장·주지사'에 오르게 된다. 대통령 당선인까지 여성이라 멕시코 사상 처음으로 국정과 수도권 행정 모두 여성 지도자가 맡게 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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