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인수한 미국 간판 신문 워싱턴포스트(WP)가 광고 시장 위축 등으로 작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끝에 첫 여성 편집국장 샐리 버즈비(58)마저 돌연 사임했다.
윌리엄 루이스 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밤늦게 버즈비 편집국장의 사퇴 소식을 발표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샐리는 뛰어난 지도자이자 최고의 재능을 지닌 미디어업계 간부로, 그가 매우 그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국장을 지낸 맷 머리가 부임한다. 맷 머리는 11월 대선까지만 일하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부편집장인 로버트 윈넷이 편집국장 자리를 이어받는다고 루이스 CEO는 덧붙였다.
2021년 5월,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WP의 첫 여성 편집국장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은 버즈비 편집국장이 왜 사퇴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WP에서 취임 첫해에만 41개의 직책을 늘리며 편집국을 대폭 확장했다.
샐리 편집국장 재임 기간 3년 동안 WP는 총 6개의 퓰리처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신문 산업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 구독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작년 말에는 구성원들이 48년 만에 최대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2013년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인수한 후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지만,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광고 시장 위축의 여파로 최근에는 경영 상황과 근로 조건까지 급속히 악화된 결과다.
루이스 CEO는 작년 WP의 적자가 7천700만 달러(약 1천60억원)로 집계됐다고 지난 달 직원들에게 알리면서 구조 조정을 예고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올해 안 편집국에 종전과는 다른 뉴스 소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하고, 영상 스토리텔링, 소셜미디어 저널리즘 등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부서를 만드는 한편 인공지능(AI)도 뉴스 제작에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프리미엄 구독 상품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