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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가격의 급등, 저가 커피 상승 가능성? [최보화의 원자재 인사이드]

입력 2024-06-10 08:06   수정 2024-06-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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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원문입니다.

    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커피입니다. 오늘의 주제를 보니까 이 말을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저희 출근길에 공통점이 하나 있지 않습니까?
    =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저희가 사실 이 방송을 준비하기 위해 정말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나오잖아요. 낮밤 바뀌어서 사는 게 생각보다 더 피곤해요. 카페인 없이는 뇌가 돌아가지를 않는데, 항상 주차장에서 회사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둘 다 눈은 반쯤 감겨서 아무 말도 안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커피는 엄청 열심히 마시지 않습니까? 저는 아바라파입니다.

    Q. 아이스 바닐라 라떼 말씀하시는 거죠? 저는 그러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아파입니다.
    = 흠, 커피 취향이 잘 맞진 않네요~ 그래도 매일 마셔야 하는데, 커피 가격이 비싸다, 이건 동의하시죠?

    Q. 이건 너무 동의하죠. 저는 원래도 커피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저가 커피를 찾아 마시는 편인데요, 기분 탓인지, 요즘은 저가 커피도 점점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커피 애호가로서, 그 이유를 오늘 알아야겠습니다!
    = 커피값이 이유 없이 오르진 않았겠죠.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유추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Q. 원자재 인사이드니까, 원자재 관련된 거겠죠. 커피의 원자재… 원두 가격이겠네요.
    = 결론부터 말하자면, 맞습니다. 원두 가격이 오른 거예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커피 원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죠. 로부스타 커피 원두, 그리고 아라비카 커피 원두인데요, 편의상 로부스타 커피, 아라비카 커피라고 칭할게요? 지난달이죠? 5월 로부스타 커피는 kg 당 3달러 67센트로 집계됐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40.6%나 급승한 수치입니다. 5월 아라비카 커피도 파운드당 2달러 1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7.5% 상승했습니다. 2020년과 비교한다면, 그 차이는 조금 더 피부로 와닿습니다. 로부스타 커피 같은 경우, 2020년에는 kg 당 1달러 30센트, 아라비카 커피는 파운드당 1달러 11센트에 불과했는데요, 대충 비교해 봐도 약 2배 내지 3배 넘게 뛴 겁니다. 5월 로부스타 커피 같은 경우, 장중에는 3달러 97센트까지 갔는데요, 역대 최고치고요, 5월 아라비카 커피도 장중 2달러 21센트를 터치하며 2년 만에 최고치인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Q. 알겠습니다. 그런데 로부스타 커피와 아라비카 커피의 차이는 뭡니까? 일전에도 몇 번 말씀해 주셨던 것 같은데, 사실 그냥 커피면 커피지, 일상에서 이걸 구분할 일은 잘 없으니까요,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 맞죠. 쉽게, 원두의 종류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라비카 커피는 고산 지대에 주로 자라고요, 병충해에 취약합니다. 고품질의 원두를 얻기가 매우 어렵지만 풍미가 풍부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로부스타 커피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잡초처럼 잘 자란다고 합니다. 벌레에도 강하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원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맛은 아라비카 커피보다 쓰다고 하죠. 따라서 저가 커피에는 보통 로부스타 원두가 들어가고요, 비교적 고가 커피에는 아라비카 원두를 씁니다. 그런데 이 로부스타 커피 가격이 먼저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아라비카 커피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Q. 알겠습니다. 이유는 뭡니까?
    = 베트남은 전세계에서 로부스타 커피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인데요, 가뭄과 폭염이 극심해지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고온건조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해충들이 커피 나무를 제대로 자라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베트남 중부 고원 지대인 잘라이에서는 코치닐라 같은 곤충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커피 나무에 있는 꽃과 작은 열매에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베트남 일대의 커피 작황을 부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베트남 커피-코코아 협회는 AFP 통신을 통해, 올해와 내년의 자국 원두 수확량은 전년 동기 대비 적어도 15%에서 많으면 2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고요,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톡엑스도 올해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약 140만 톤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4년 만에 최저치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Q. 결국 공급 부족인 거네요. 또 다른 이유는 없습니까?
    = 최근 베트남 커피 농가들이 커피 대신 두리안을 키우는 시작하는 경우도 적잖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건데요, 중국에서 요즘 두리안이 꽤 고액에 팔린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것도 어떻게 보면, 공급난을 가중시키는 이유라고 할 수가 있겠네요.

    Q. 그렇겠네요. 커피 기업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뭐, 각기각색입니다. 일단 던킨이나 폴저스, 카페 부스텔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J.M. 스머커는 가격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6월 초부터 일부 제품의 판매가가 기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마크 스머커 CEO가 직접 밝혔는데요, 커피 카테고리는 꾸준히 원자재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합니다. J.M. 스머커의 가장 최근 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했는데요, 스머커 CEO는 커피 원두 가격의 상승을, 대중들에게 전가시키지 않고 기업이 다 안고 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Q. 그렇군요. 가격인상을 하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까?
    = 국제 원두 가격과 국내 메뉴의 가격은 크게 관련이 없다는 곳도 물론 있습니다. 바로 스타벅스인데요,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글로벌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죠? 원두를 장기간 대량으로 구매해 매장들에 보급하기 때문에 매장이 적은 커피 체인들이나 개인 커피숍들보다는 가격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스타벅스는 지금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른다고 판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건 아니라며, 가격 인상에는 원두 가격 뿐 아니라 물류비와 환율, 인건비, 임차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Q. 국내 업체들의 상황도 궁금합니다.
    = 한국은행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커피 원두 수입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6.7% 올랐습니다. 특히, 로부스타 커피 원두의 수입가는 전년 동기 대비 51.9%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렸죠? 로부스타 커피 원두는 저가 커피 매장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더벤티는 지난달, 메뉴 7개의 가격을 200원 내지 500원 가량 올렸고요, 메가 커피와 컴포즈 커피, 또 빽다방도 이르면 이번 상반기 안에 일부 상품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빈의 팩 커피 가격도 100원 올랐습니다. 이디야는 아직까지는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지만, 업계의 파장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고요, 동서식품도 커피 원두 가격의 상승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이제 하반기 쯤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Q.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당국에서 제시한 해법들은 뭐가 있습니까?
    = 농식품부는 커피 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음달에 종료되는 커피 원두 할당관세의 추가 연장을 논의 중입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오는 6월까지, 해외 커피 원두 전량에 대해 0%를 적용 중인데요, 원래 관세율은 생두 2%, 볶은 원두 8%였습니다. 또, 정부는 지난해 시행했던 커피 원두 수입 시 붙는 부가가치세 10% 면제 조항을 내년 12월까지로 늘리기로 결정한 바도 있습니다. 다양한 노력들을 나름 꾸준히 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데요, 농식품부는 커피 원두 가격 안정화 정책의 효과가 크다고 전했습니다. 커피 원두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10월 당시, kg 당 7,401원에 비해, 해당 조치가 시행됐던 초기인 2022년 12월 당시, kg 당 6,058원까지 낮아지며, 1년 사이 약 18.1%나 하락했다며, 이를 다시 한 번 검토할 의지가 있음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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