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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무인기까지...'보라매의 눈' AESA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입력 2024-06-12 17:41   수정 2024-06-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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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화시스템이 전투기용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다의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외에서 연이어 수주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뒤늦게 AESA 레이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전 세계 유수 레이다 기업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앵커>
    AESA 레이다가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미사일의 사거리가 길어지고 유도 기능이 강화되면서 적에게 접근조차 하기 전에 전력을 손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레이다입니다.

    특히 AESA 레이다는 물리적으로 안테나를 움직여 표적을 탐지하는 기존 레이다와 달리 사방으로 전자빔을 쏴 육해공 모두에서 여러 개의 표적을 동시에 빠르게 추적할 수 있습니다.

    AESA 레이다가 현대전과 미래전의 양상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소수 국가만으로 많지 않습니다.

    AESA 레이다의 경우 육군은 방공용, 해군은 함정용 그리고 공군은 항공용 AESA 레이다를 운용하는데,

    육해공 순으로 고스펙이 요구됩니다.

    한화시스템의 주력품이 바로 항공용에 속하는 전투기용 AESA 레이다인데,

    이는 레이다 중 가장 최첨단의 기술이 집약된 최신형 제품입니다.

    <앵커>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다는 앞으로 ‘전투기의 눈’뿐만 아니라 ‘무인기의 눈’ 역할까지 하게 된다면서요?

    <기자>
    한화시스템이 어제(11일)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 기술 연구 개발' 과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화시스템은 2026년 안에 무인기에 최적화된 AESA 레이다를 만들 예정입니다.

    무인기에 장착하려면 레이다가 작고 가벼우면서 발열까지 잡아야 합니다.

    한화시스템은 무거운 냉각장치 없이 공기만으로 열을 낮추는 공랭식(空冷式) 기술을 적용해 무인기용 레이다의 크기와 무게를 줄일 계획입니다.

    박혁 한화시스템 감시정찰사업부문 대표는 “무인기의 주요 작전과 임무는 전투원의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한 탐지와 추적”이라며 “무인기가 고도와 반경을 살피려면 AESA 레이다를 꼭 탑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AESA 레이다의 라인업이 전투기에서 무인기까지 늘어남에 따라 K방산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우리 군은 20년 전부터 AESA 레이다 기술을 연구 개발해왔는데,

    과정에서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다면서요?

    <기자>
    군은 지난 2006년부터 AESA 레이다 국산화 사업을 추진했는데,

    전투기용 AESA 레이다를 연구 개발하려는 의향은 없었습니다.

    미국이 2014년 우리에게 전투기를 판매하면서 전투기용 AESA 레이다의 기술 이전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군 당국은 육군 방공용과 해군 함정용 레이다만 제작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1년 뒤 돌연 기술 이전을 못해준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보안이 이유였습니다.

    이에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같은 해 뒤늦게 전투기용 AESA 레이다 연구 개발에 나섰고,

    5년 만인 2020년 시제품 연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채 안 된 지난달에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레이다 제조업체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 전투기용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후발 주자에서 순식간에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의 협력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본 계약을 두고 “한화시스템이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 마련을 넘어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부터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에서 첫 수주 낭보를 울린 것인데,

    계약 내용은 어떻습니까?

    <기자>
    계약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안테나를 만들고, 레오나르도사는 이 밖에 여러 장치(신호처리·전원공급·냉각)를 만들 예정입니다.

    한화시스템이 제조하는 안테나는 레이다의 성능을 좌우하는데, 고가의 반도체 등을 써 제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품입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에 따르면 레오나르도사는 한화의 높은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에 만족했습니다.

    한화산 안테나는 자체 소재를 활용해 가벼운 무게로 높은 출력을 견딜 수 있고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인프라로 가격은 싸고 납기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다른 유럽국과 신규 수주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아직은 부품만 파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용 AESA 레이다 완성품이 전 세계 상공을 누비는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회사 측은 “오는 2026년이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전투기용 AESA 레이다 완제품을 독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화시스템은 2026년을 원년으로 유럽, 아태(아시아-태평양), 중동, 중남미 등 전 세계 곳곳으로 수출길을 넓힐 방침입니다.

    2032년 전 세계 항공용 레이다 시장 규모는 2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방산인사이드,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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