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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짜 CEO에게 듣는 '커피 가격 급등 이유 5가지' [최보화의 원자재 인사이드]

입력 2024-07-15 08:18   수정 2024-07-1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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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원문입니다.)

    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커피입니다. 요즘 매일 하시는 다짐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오셨네요?
    = 그렇죠… 거의 1년째 지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제는 진짜입니다.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을 빌어서 전국의 시청자들과 약속하겠습니다. 커피를 끊겠습니다!

    Q. 음 번 원자재 인사이드에서 또 커피를 다루게 된다면 꼭 커피 끊으셨는지 물어보겠습니다. 그런데 왜요? 카페인 없이 어떻게 새벽방송 하시려고요?
    = 에는 뭔가 건강을 위해서, 이제 커피 대신 물을 마시자, 이런 맥락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비싸서요… 강제로 못 마실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잘 됐어요, 완전 럭키비키잖아~?

    Q. 럭키비키, 유행어를 이렇게 또… 아무튼 저도 매일 마시다 보니 커피값 정말 감당이 안 됩니다. 커피 가격, 어떻게 지난 번 주제로 다뤘을 때보다 더 올랐습니까? 최근 가격 추이부터 짚어주시죠.
    = 글로벌 커피 벤치마크인 런던 로부스타 원두 선물은 현재 톤당 4,500달러 수준인데요, 전년 동기 대비 81% 상승했습니다. 런던 로부스타 원두 선물은 2022년 말까지만 해도 1,800달러 대였는데요, 곧 5,000달러도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으니, 2년 사이에 앞자리가 네 번이나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 아라비카 원두 선물도 파운드당 245센트 수준으로, 2년래 최고치입니다. 아라비카 원두 선물도 2020년 초에는 100센트도 채 안 됐는데요, 지금은 250센트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거의 3배 가까이 올랐죠?

    Q. 이렇게 수치로 비교해 보니, 커피플레이션이라는 말이, 확 와닿습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커피 기업, 라바짜의 CEO, 주세페 라바짜가 커피 가격 급등의 이유에 대해 언급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죠? 국내 매체나 외신들 모두, 커피 업계의 전망과 관련해 이 발언을 주시했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죠.
    = 네, 이탈리아의 커피 명가죠? 이름만 들으면 긴가민가하지만 이렇게 사다리꼴 문양으로 생긴 파란색 라바짜 로고를 보면 다들 아실 겁니다. 얼마 전, 이 라바짜 그룹의 CEO, 주세페 라바짜가 커피 소매 가격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15% 넘게 올랐다고 우려하며, 내년에는 10% 정도 추가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공급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아라비카 원두가 생산량이 부족해 가격이 올랐던 건 이전에도 종종 있던 일이지만,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이렇게까지 급등한 건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아라비카 원두는 풍미가 매우 풍부한 고급 원두지만 고산 지대에서 주로 자라고 병충해에 취약해 재배 자체가 원래 좀 어려운데요, 로부스타 원두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잡초처럼 잘 자라기 때문에 저렴하고 많은 양의 원두를 확보하기 좋은 원두라, 웬만해서는 재배가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바짜 CEO는 커피 가격이 급등한 첫번째 이유로 주요 생산국들의 기후변화, 그리고 병충해를 꼽았습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그리고 브라질 등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들이 이상기후로 인해 커피 생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하고요, 국제커피기구(ICO)도 베트남의 5월 원두 출하량은 126만 봉지로, 1년 전의 237만 봉지에 비해 46.8%나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인베스팅 닷컴도 브라질은 80년 만에 가장 심한 폭우로 인해 인명 피해가 큰 상황이라, 커피 작황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다른 이유로는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해상운임 비용의 증가도 있겠습니다. 수에즈 운하의 운행이 중단된 이후, 커피를 운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평균 4배 정도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Q. 알겠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유럽연합의 규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 유럽연합의 삼림 벌채 및 황폐화 연계 상품 수출입 규정, 이른바 EUDR이라고 불리는 조치 입니다. 오는 12월 30일부터 발효될 예정인데요, 커피 뿐 아니라 코코아, 팜유, 쇠고기, 콩, 고무, 목재와 더불어 가죽, 초콜릿, 또 가구와 같은 제품을 유럽연합 국가들로 수출할 때, 해당 제품들을 만들기 위한 삼림벌채 이력은 없는지 증명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유럽연합 국가들로의 수출, 혹은 27개국 판매가 원천 차단되고, 규정을 위반할시 유럽연합 역내 매출의 최소 4%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미국 정부를 비롯한 유럽제지산언연합 등 많은 국가나 단체들이, 관리 시스템의 미완성을 이유로 정책 시행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유럽연합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의 삼림벌채 피해는 유럽연합 전체의 면적보다 큰 4억 2,000만 헥타르라고 했고요, 유럽연합은 이 법안이 매년 적어도 7만 헥타르의 숲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CNBC는 제3국의 작은 농림들이 유럽 시장에 접근하는 게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분은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라바짜는 커피 가격이 추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로, 이 유럽연합의 이 규제를 꼽았는데요, 이걸 충족시킬 커피 농가는 고작 20%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Q. 그렇군요. 라바짜의 발언,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 라바짜는 지난 2년간 늘어난 생산비용이 약 8억 유로 정도라고 강조하며, 커피 가격 급등에 대한 네 번재 요인은 늘어나는 커피 수요라고 했는데요, 실제로 공급은 점점 더 부족해지는데, 커피 수요는 공급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뭐 더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주변에서 커피 안 마시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만 봐도 알 수가 있겠죠? 라바짜가 꼽은 마지막 커피 급등의 이유는 헤지펀드와 투기 세력의 과도한 유입이었는데요, 투기에 가까운 과도한 매수세가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Q. 알겠습니다. 듣다 보니 해외 상황에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커피 업계 현황도 궁금합니다.
    = 독일의 공영매체, 도이치벨레는 이제 심지어 ‘차의 명가’인 아시아 국가들도 이제 점점 사람들이 차 대신 커피를 즐겨 마신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숍이죠?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등 모든 결제수단을 통틀어, 우리나라 1월에서 5월 커피숍 결제추정액은 2조 9,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롯데네슬레는 이달부터 분말 음료 출고가를 7%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했고요, 저가 커피 브랜드 더리터는 이미 1월부터 제품가를 평균 400운 올렸습니다. 역시나 저가 커피 매장인 더벤티도 4월부터 메뉴 7종에 한해 200원에서 500원 정도 가격을 높였습니다. 맥심을 가지고 있는 동서식품은 아직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두 가격 상승과 고환율, 또 인건비 등의 원가 부담이 고조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렇게 커피 가격이 오르자 저가 커피가 인기입니다. 이른바 ‘노란 간판’ 3대장이죠? 메가커피, 컴포즈 커피, 그리고 빽다방의 매장은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했고요, 이제 다 합치면 7,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다만, 저가 커피도 원두와 우유 값이 이대로 계속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나마도 저가 커피가 아닌 카페들은 더 상황이 어렵습니다. 서울 1분기 폐업 카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요, 반면 서울의 1분기 개업 카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습니다. 한편, ‘빽다방’으로 유명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연내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입니다. 예정대로라면 하반기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해 커피 업계의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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