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종목 주가 상승세 과도" 지적
"장기 관점에서 AI 전력 수요 증가"
국내 기업에 고율 관세 부과 전례도
AI는 '전기 먹는 하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막대한 양의 전력을 씁니다.
전력 인프라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요.
오늘(16일) 미국 데이터센터나 원자력 관련 회사를 담은 'SOL 미국AI전력인프라' ETF가 상장했는데요, 이로써 한 달 새 벌써 5개의 새 상품이 쏟아졌습니다.
<김동하 기자>
하지만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 지난해부터 주가가 워낙 올라 고점 논란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사야 할지, 투자자들 고민이 커지고 있는데요.
국내 기업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연초 대비 많게는 4배 넘게 올랐습니다.
코스피는 물론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도 기록적인 상승률인데요.
AI발 전력수요 폭증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평균 170% 넘게 뛰는 등 실적이 매우 좋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4배나 오르면서 "오를 만큼 올랐다, 재료가 모두 반영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연 기자>
반론도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수익률만 놓고 볼까요? 상승세는 둔화됐고, 일부 종목은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HD현대일렉트릭과 LS ELECTRIC은 지난달 각각 2.99%, 3.28% 올랐고요. 효성중공업은 오히려 -21% 넘게 빠졌습니다.
단기간에 주가가 반짝 오르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충분히 남았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높이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가를 37만 원에서 최대 41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요.
울산과 미국 공장을 추가로 증설하면서 전력기기 생산이 늘어, 2025~2026년에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는 분석입니다.
LS ELECTRIC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8곳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최대 30만 원까지 높였는데요.
시가총액도 6조 원 넘게 불어나면서 다음 달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재조정(리밸런싱)에서 지수 편입도 기대된다는 평가입니다.
<김동하 기자>
최근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주도하는 곳은 바로 미국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호무역주의 리스크도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부터 3년간 한국산 고압변압기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는데요. 2015년부터 2018년 판매분에 대해 무려 60%가 넘는 관세를 HD현대일렉트릭에 매겼습니다.
2기 트럼프는 더 강력한 '아메리칸 퍼스트'를 표방하는 만큼 보호무역 기조가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추가 증설도 위협적입니다.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보다 규모가 10배 이상 큰 글로벌 경쟁사들이 증설에 나서면 미국시장도 공급과잉에 빠질 것이고, 사이즈가 작은 국내 기업은 결국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김대연 기자>
반면에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이 지난 2020년부터 자국 전력망에 중국산 장비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대중 압박은 더욱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겠죠.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오는 2026년에 1,05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전망인데요. 4년 만에 2배를 뛰어넘는 겁니다.
전력 인프라주가 한때 유행이 아닌 장기 트렌드라는 거죠.
무엇보다 현재 미국이 사용 중인 전력망은 오래돼서 70%는 교체가 시급한 상태인데요.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AI 산업으로 전력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투자자들이 펀드에 담긴 개별 종목을 살펴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