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전쟁을 끝내라'는 내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16일 CNN 방송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이달 13일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 선 밸리에서 열린 '앨런&코 콘퍼런스' 비공개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소식통에 따르면 CIA는 신와르가 휘하 군 지휘관들로부터 전쟁을 끝내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번스 국장은 회의에서 "신와르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가자지구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데 대해 책임이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와르가 내부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로, 번스 국장에 따르면 9개월이 넘는 전쟁에 지친 하마스 고위급 지휘관들도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와르가 이처럼 내부 압력에 직면한 것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휴전안의 기본 틀에 합의하는 등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휴전 협상을 주도해온 번스 국장은 지난 13일 "합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가자지구에 억류돼있는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협상에 응하라는 내부 압력을 받고 있으며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도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신와르가 더는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싶어 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휴전 2단계에 해당하는 임시 통치 계획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마스는 그간 고집해왔던 영구 휴전 요구에서도 한발 물러서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이 협상 진척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고 기존에 내놓았던 일부 조건을 바꾸는 등 어깃장을 놓고 있는 점이 변수다.
협상 상황에 밝은 한 소식통은 CNN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했다.
CIA는 번스 국장의 신와르 관련 발언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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