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전력부족 현상을 지적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가상화폐가 세계적으로 유망하다고 강조하면서 채굴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 베도모스티 등 러시아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경제 분야 화상회의에서 "가상화폐는 일반적 의미의 화폐는 아니지만 국제 결제 수단으로 전 세계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적시에 이 분야 법적 틀과 규제를 설정하고 인프라를 개발하며 국내외 유통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미 이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가상화폐 채굴로 인해 에너지 부족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전력 소비가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증가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서 전력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미 이러한 문제가 이르쿠츠크, 부랴트, 바이칼 지역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에너지부 자료를 인용해 매년 러시아에서 가상화폐 채굴에 160억kWh가 소비되는데 이는 러시아 전체 전력 소비량의 1.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AFP 통신은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이 낮은 기온과 저렴한 전기료로 가상화폐 채굴 장소로 널리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음 주 러시아 의회에서 가상화폐 규제에 관한 주요 법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4월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에는 특별 등록된 기업과 개인 기업가만 가상화폐를 채굴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법안이 제출됐다. 러시아 정부가 정한 에너지 소비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개인은 등록 없이 채굴할 수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러시아 정부는 가상화폐 채굴 산업을 합법화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에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 제재로 국가 간 결제가 어려워지자 가상화폐 수요가 높아졌다.
푸틴 대통령은 "디지털 화폐 채굴을 규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러시아 당국이 가상화폐 채굴 관련 세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화폐와 디지털 금융자산에 대해 "현대 경제에서 매우 역동적이고 유망한 영역"이라며 "실제로 전 세계 기업과 투자자, 시민들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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