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 쾌거’...24조 체코 원전 수주 축포

배창학 기자

입력 2024-07-18 14:38   수정 2024-07-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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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축포가 터졌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주축의 팀코리아가 간밤에 체코에서 초대형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K원전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 이어 체코 두코바니에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로써 우리 정부의 ‘2030년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K원전 르네상스가 열릴 수 있을지 지금 바로 확인하시죠.

    <앵커>
    네. 산업부 배창학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배 기자, 팀코리아가 어젯밤 수주 낭보를 전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체코는 현재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각각 1,200㎿(메가와트) 이하 원전 2기, 총 4기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체코 정부는 현지시각 17일 정오 프라하에서 자국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각료 회의를 열었습니다.

    체코 측은 장고 끝에 ‘팀코리아 컨소시엄’(한국수력원자력·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등)과 ‘프랑스전력공사 컨소시엄’ 중 팀코리아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로써 팀코리아는 업계 예상 4,000억 코루나, 우리 돈 24조 원에 달하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팀코리아는 한국수력원자력을 필두로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제조사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국전력기술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우리나라가 전체 건설 공정을 아우르는 ‘턴키’ 방식으로 해외에서 원전을 수주한 것은 UAE 바라카 원전 사업(2009년) 이후 무려 15년 만입니다.

    특히 글로벌 원전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의 중심 체코에서 초대형 일감을 따낸 것은 기념비적인 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앵커>
    K원전이 원전 강호들의 텃밭인 중동과 유럽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데,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가격, 납기, 품질 3박자가 맞아 떨어졌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직전 체코에서는 테믈린에 앞서 두코바니 사업이 공개경쟁 입찰로 공고됐고, 한국수력원자력, 프랑스전력공사(EDF), 미국웨스팅하우스가 입찰서를 제출했습니다.

    수주전은 3파전 양상을 띠었지만 이후 입찰 요건을 충족한 한수원과 EDF 간 양자대결 구도로 좁혀졌습니다.

    팀코리아는 APR1000, EDF는 EPR1200 노형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APR1000의 경우 바라카에 공급했던 한국형 차세대 원자로 APR1400 노형의 성능을 개량한 모델입니다.

    APR1000은 유럽사업자협회(EUR) 인증 취득은 물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요구를 대다수 반영하며 기술성과 인허가성을 입증했습니다.

    반면 EPR1200은 EUR 인증을 취득하지 못했습니다.

    건설 단가 차이는 더 극명합니다.

    APR1000의 단가는 10조 원 안팎이지만 EPR1200은 15조 원을 웃돕니다.

    팀코리아는 가격경쟁력과 함께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즉 정해진 예산으로 예정대로 준공할 수 있다는 납기경쟁력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EDF는 유럽 안방을 내줄 수 없다는 '유럽연합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서로가 인접국인 만큼 이동이 편리해 물류비와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앵커>
    이와 함께 정부의 세일즈 외교가 원전 수주에 힘을 실으면서 쾌거를 냈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것입니까?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늘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해외 원전사업은 국가대항전으로 세일즈 정상 외교가 원동력"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당시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K원전의 우수성을 역설하며 세일즈 외교를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협 선정 발표 직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원전 산업 경쟁력이 전 세계에서 또다시 인정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우협 선정은 곧 경쟁사 없이 최종 계약 체결을 협상하는 것”이라며 “두코바니의 경우 9부 능선을 한참 넘은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와 올해 말까지 협상을 하고 내년 3월 최종 계약을 맺게 됩니다.

    체코에 유럽 첫 교두보를 확보하며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튼 팀코리아는 두코바니에 이어 테믈린 건설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체코 측이 팀코리아를 두코바니 우협으로 선정하면서 테믈린 우협권을 제공했다며 현지에서 또 한 번의 수주 축포가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합니다.

    테믈린 신규 원전 건설 사업비는 두코바니와 마찬가지로 4,000억 코루나 한화 약 24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한수원은 체코 외에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사업에 단독 입찰했고, 하반기 UAE, 네덜란드, 영국,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사업 공모 시 입찰할 예정입니다.

    특히 유럽은 체코 외 네덜란드·루마니아·스웨덴·영국·우크라이나·튀르키예·폴란드·헝가리 등 대다수 국가가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을 만큼 원전 신드롬에 빠져 있습니다.

    K원전의 수주 랠리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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