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윈도우 멈춰세운 이 회사…머스크 "공급망 혼란" [글로벌마켓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7-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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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공항과 금융, 정부 기관을 마비시킨 대형 전산사고가 뉴욕증시까지 영향을 끼쳤다. 세계 최대 보안회사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과정에서 핵심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제품군이 먹통을 일으키면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또한 이날 약 2조 7천억 달러에 달하는 옵션 만기를 소화하면서 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을 보였다.

현지시간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59포인트, 0.71% 내린 5,505선, 나스닥은 144.28포인트, 0.81% 하락한 1만7,726.94에 그쳤다. 대형 순환매 장세에 반등했던 다우지수는 이틀째 내렸다. 이날 377.49포인트, 0.93% 하락해 4만 287.53에 거래를 마쳤다.

소형주로 구성되어 있는 러셀200지수는 이번 전산사고의 직접적 타격을 입었다. 지수를 집계하는 영국 FTSE 전산망이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 54분까지 멈춰서면서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일으켰다. 러셀20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94포인트, 0.63% 내린 2,184.35를 기록했다.

(출처:소셜미디어X, @jocelynamoran)

● 전세계 공항에 발묶였다..금융사들도 타격

유럽과 영국, 미국, 호주 등 전 세계 항공편은 어제 오후부터 시작한 연쇄적인 운항 중단으로 몸살을 앓았다. 플라이트어웨어(FlishtAware)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2만 1천 편에 달하는 항공편이 멈춰섰고, 취소율은 약 4.2%까지 치솟았다.
미국 최대 환승 공항인 애틀랜타 공항은 주말을 앞두고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의 발이 묶여 간밤 대혼란이 빚어졌다. 암스테르담 공항, 싱가포르 창이 공항 등 전역에서 탑승권을 스캔할 수 없어 수작업으로 발권이 이뤄졌고, 탑승구 안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미국 연방 항공청(FAA)은 마이크로소프트365 앱과 서비스 접근 차질로 인해 이날 오전까지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주요 항공사 출발을 보류시켰다.

이번 사고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와 주요 은행들에도 타격을 입혔다. 영국 FTSE 지수 산출이 한때 중단됐고, 러셀2000지수도 오전 2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미국 은행 지점 ATM도 멈춰서면서 일부 창구에서만 업무를 받는 등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 MS도 고객..전세계 1위 엔드포인트 보안회사

전세계 보안시장에서 숨겨진 1위 기업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다. 데이터들이 모이는 서버를 지키는 보안이 아닌 각 기업과 가정에 들어가는 개인용 컴퓨터의 위험 요인을 걸러내는 엔드포인트 보안에 있어 핵심적인 기업이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핵심 고객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오라클, 인텔, 버라이즌, 골드만삭스, 펩시코,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포춘500대 기업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17%에 달한다.

이번 사고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에 맞춘 팰콘(Falcon)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윈도우즈 클라이언트와 가상머신에서 충돌을 일으켜 발생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조지 커츠(George Kurtz)는 이날 오전 NBC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고객과 여행객 등 관련된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시스템 재부팅으로 자동 복구되지 않는 부분들은 완전히 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고를 일으킨 시스템들은 현재 업데이트 이전 상황으로 되될리는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각종 통신망 중단을 모니터링하는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365는 물론 미 최대은행인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결제업체인 비자, 아마존 등의 먹통이 오후 4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회사인 UPS와 페덱스를 비롯해 해운회사인 머스크 등은 이번 사고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어제,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전 세계 IT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업데이트를 내놨다"며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시스템을 안전하게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전세계 차량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머스크는 보안회사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대해서도 "안티바이러스가 바이러스"라며 테슬라와 X 등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모두 삭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이버 보안사고로  항공편 운항이 멈춰선 뉴어크 국제공항 터미널)

● 연준 비둘기 발언이어졌지만..옵션만기에 눌린 시장

보안사고와 함께 이날 시장을 흔든 건 옵션만기에 따른 파장이다. 7월 셋째주 금요일인 이날 만기가 된 옵션 규모는 골드만삭스 존 마샬 전략가 추산으로 약 2조 7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5,550억 달러는 개별 종목 옵션, 나머지는 S&P500 지수를 따른 자금으로 파악됐다.
일반적인 7월 거래규모를 넘어선데다, 지난 6월 분기마다 찾아오는 옵션만기에서 2조 9천억 달러를 기록한 뒤 최대규모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근의 물가지표는 매우 좋지만 목표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며 금리인하를 또 시사했지만 시장 영향은 미미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날 보안사고 여파로 -0.74% 내렸고. 상승 중이던 애플과 알파벳, 메타가 장 막판 보합권으로 밀렸다. 반도체주는 하락 베팅이 쏟아지면서 엔비디아가 -2.61%, 인텔은 -5.47% 빠졌고,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가 각각 3%씩 내렸다.

토시야 하리 골든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수출 규제가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과 관련한 교역의 조사를 강화하는 점을 감안해 향후 3개월간 반도체 시장의 하락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적 발표 기업 가운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사기 방지 기술을 보유한 엑서티파이를 매각한 수익을 뺀 조정EPS가 3.49달러로 시장 기대치 3.24달러를 넘었지만, 신규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60억 달러에 달한다는 발표에 2% 가량 내렸다.

원유 개발 서비스업체 주가는 엇갈렸다. 슐럼버져(SLB)는 2분기 매출액 91억 4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3% 늘고, 주당순익이 85센트로 월가 컨센서스 83센트를 상회했다. 하지만 할리버튼은 주당순익이 80센트로 시장 예상에 부함했고, 매출은 기대치보다 1.4억 달러 낮은 58억 달러에 그쳤다. 주가는 각각 +1.97%, -5.63%로 갈렸다. 장 막판 스타벅스는 행동주의 투자자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상당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주가 상승을 위해 회사측과 논의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6.85% 가량 뛰었다.

한편 국제유가도 이날은 약세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8월 인도분 기준 유가는 전날보다 3.08% 급락한 배럴당 80.27달러에 그쳤다. 국제 금가격도 하루 사이 2.26% 하락하며 트로이온스당 2,401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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