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후보로 지명된 지 2주 만에 비판을 받고 있다.
그의 과거 발언들이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피격 사건에도 건재함을 과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인한 이미지에 타격을 입혀, 공화당 내에서도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지 2주도 되지 않은 밴스 의원이 과거 언행을 둘러싼 논란으로 민주당 측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휘청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밴스 의원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난주까지만 해도 트럼프 캠프에서 두드러졌던 '불사신'(invulnerability) 이미지에 흠집이 났으며, 그가 지지를 끌어와야 했던 여성·유색인종·블루칼라 유권자층에서 공화당의 입지를 약화할 우려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논란이 된 밴스 의원의 과거 발언은 2021년 폭스뉴스에 출연했을 때 '자식 없는 여성들'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자기 삶에서 비참한,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들"(childless cat ladies)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들이 자녀가 없기 때문에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고양이와 함께 혼자 사는 여성을 비하적으로 일컫는 '캣 레이디' 발언으로 밴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고민이자 구애 대상이던 여성 유권자층에서 강한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밴스 의원은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전인 2022년 1월에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나는 전국적으로 낙태가 불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돼 오하이오주에서 낙태가 금지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면서 민주당 '큰손' 기부자로 유대계인 조지 소로스가 "매일 비행기를 띄워 흑인 여성들을 캘리포니아로 보내 낙태하도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밴스 의원은 이 발언으로 여성의 생식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흑인 여성이 낙태를 많이 한다는 인종적 편견과 반(反)유대주의 음모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밴스 의원의 과거 발언들은 상당 부분 민주당 측에서 '발굴'해 비판 거리로 삼는 것이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일각에서는 그를 부통령 후보로 발탁한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수 논객인 벤 샤피로는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만약 타임머신이 있어서 2주 전으로 돌아간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를 다시 선택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밴스 의원이 과거 강경한 입장과 발언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험난한 시간을 보냈으며 이는 공화당에서 불안감과 의구심을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공화당 기부자들도 부통령 후보로 밴스를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헤지펀드 AQR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공동설립자인 클리퍼드 아스네스는 지난 26일 X에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선택은 지나친 자신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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