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패닉인데…'맹탕 대책'으로 잡힐까 [8·8 부동산 대책②]

방서후 기자

입력 2024-08-08 17:33   수정 2024-08-08 17:33

    <앵커>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와 전세 할 것 없이 집값이 오르며 과거 '패닉 바잉'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추가 대책이 나왔는데, 자세한 이야기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와 나눠봅니다.

    방 기자, 정부가 6년간 수도권에서 최소 42만7천가구의 주택을 내놓는다고 했어요?

    <기자>

    정확히는 새로 짓거나 매입해서 공급하는 게 21만가구고요, 이미 신규 택지로 지정되거나 정비사업 중인 곳에서의 공급을 앞당기는 물량이 나머지 21만7천가구입니다.

    신규 공급 21만가구는 서울과 인근 그린벨트를 푼다든지, 3기 신도시 등에서 추가로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게 10만가구 정도인데요.

    사실 이런 택지에서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건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등장한 게 바로 빌라로 대표되는 비아파트입니다.

    수도권 위주로 비아파트 11만가구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데, 이 중 5만가구는 6년 이상 살면 분양 전환도 해줍니다.

    아파트 전세난과 함께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시장이 고사 직전에 처한 서울의 경우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런 매입임대가 무제한으로 공급됩니다.

    쉽게 말해 아파트 공급까지 생길 수 있는 공백을 비아파트로 채우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정리하면 전체 공급 목표 중 거의 4분의 1 가량을 빌라를 비롯한 비아파트로 공급한다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파트에 비해 준공도 빠르고, 착공도 거의 4분의 1토막이 났으니 이참에 빌라 공급도 늘리고 주택 부족도 잡겠다는 거죠.

    그래서 비아파트를 짓거나 임대주택용으로 매입하는 사람들에게 취득세 중과배제 등의 혜택을 주기로 한 거고요.

    빌라를 생애최초로 매입하는 사람들에게도 취득세를 깎아주고, 아파트를 청약할 땐 무주택자로 간주합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속하게 진행만 된다면 전세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결국 수요자들이 원하는 집, 그러니까 서울 아파트에 쏠린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특히 아파트 청약시 주택수에서 제외해주는 소형주택 기준을 공시지가 기준 5억 이하, 면적도 전용면적 85㎡ 이하로 완화했는데, 이러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더 치솟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는 곧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지겠죠.

    또한 아무리 빌라를 빨리 지을 수 있다한들 세제 혜택을 주려면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과연 얼마나 속도감이 날 지도 의문입니다.

    결국 빌라로 아파트값을 잡겠다는 건 밥 달라는 사람에게 빵을 주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정작 수요자들이 원하는 건 아파트인데, 아파트 공급 관련해선 무슨 대책이 있습니까?

    <기자>
    이번 대책은 사실상 비아파트 공급 대책이라고 볼 수 있고요.

    아파트 관련 내용은 하반기 대책을 예고하는 수준에서 나왔는데요.

    대표적으로 서울과 인근지역에서 그린벨트를 푸는 것입니다.

    12년 만이고요. 약 8만가구가 공급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어디가 풀릴 지는 오는 11월 공개될 예정입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오랜만에 합이 맞았습니다. 박상우 장관과 오세훈 시장의 설명으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박상우 / 국토교통부 장관: (그린벨트를 활용해) 올해 5만가구, 내년 3만가구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겠습니다. 정부는 서울시에 그린벨트 해제 협조를 요청했으며, 감사하게도 서울시에서 어려운 결단을 해주셨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서울의 개발 제한구역 해제지역에 지어질 공공주택은 대부분 서울시가 최근 새롭게 내놓은 장기전세주택2, 즉 신혼 20년 전세자가주택을 대폭 확대해서 공급하고자 합니다.]

    <앵커>

    그린벨트는 풀리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고, 서울에서는 정비사업만큼 중요한 주택 공급 수단은 없어 보이는데, 관련 대책이 있을까요?

    <기자>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주긴 합니다.

    우선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3배까지 늘려주는 한편 임대주택이나 중소형 주택 의무 공급은 완화해주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보다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규제로 꼽히는 재건축 부담금 폐지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입니다.

    다만 이 역시 대부분 법 개정 사안이고요. 현재 야당이 다수당인 국회에서 통과가 되느냐가 관건입니다.

    <앵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전국 미분양 물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궁금합니다.

    <기자>
    수도권 공공택지에 미분양이 생기면 정부가 매입해준다고 했습니다. 약 3만6천가구 규모고요.

    지방의 경우도 9월 중 리츠를 통해 미분양을 매입할 예정입니다. 벌써 5천가구 정도가 정부의 매입을 기다리고 있고요.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역시 세제 혜택을 주는데, 사실 이 지방 미분양 대책은 이미 나온 내용입니다.

    현재 미분양 주택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7만가구를 계속 웃돌고 있는데, 대부분 지방 물량이거든요.

    지방 미분양이 훨씬 심각한데도 정부는 이번에 수도권 미분양 매입확약 카드를 들고 나온 만큼 줄도산 위기에 놓인 중소 건설업체들의 고충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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