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앞두고 또 비둘기 발언…최종 변수 된 '고용'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8-17 07:16   수정 2024-08-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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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일주일째 랠리를 이어갔다. 개별 종목 옵션만기가 있었지만 시장은 오전 약세장을 반전시키며 주요 지수가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현지시간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3포인트, 0.2% 상승ㅇ한 5,554.25포인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7.22포인트, 0.21% 상승한 1만 7,631.7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6.7포인트, 0.24% 상승한 4만 659.72로 거래를 마쳤다. 소형주로 이뤄진 러셀2000 지수도 0.56포인트, 0.26% 올랐고, 시장이 안정을 보이면서 Cboe 변동성지수(VIX)도 2.82% 내린 14.8포인트까지 낮아졌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 가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정학 위기 완화에도 금리인하를 기댄 투자 수요가 늘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전 거래일보다 2.16% 오른 트로이온스당 2,546.2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썼다. 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협상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 9월물은 1.86% 내린 배럴당 76.71달러로 밀려났다.

한편 개별 종목 가운데 이날 월마트는 전날 호실적에 이날도 0.37% 올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주당 73.45달러를 기록했다. 특수 필름 등을 가공하는 아스펜에어로겔이 22% 폭등했고, H&R블록도 주당 1.89달러 호실적에 12% 뛰었다. 코히어런트는 AI 서버 부품의 매출 호조에 7.6% 올랐다. 반면 리비안은 아마존 전기 상용밴의 부품 공급 차질이 알려지며 4% 내렸다.



● 소비자신뢰지수 5개월 만에 반등…부동산 지표는 부진 지속

이날 미시간대에서 발표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시장의 불안감을 또 한 번 걷어냈다. 매달 두 차례 잠정치와 확정치를 발표하는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신뢰지수는 67.8로 예상치 66.9포인트를 상회했다. 80선을 밑도는 부진한 수치이지만 5개월 만에 소비자신뢰지수가 반등하면서 연착륙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8월 소비자기대지수 잠정치도 72.1포인트로 4개월 연속 최고치였다.

1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2.9%, 5년 이상 인플레이션도 3.0%로 지난달과 같았고, 앞서 뉴욕연은에서 집계한 장단기 인플레이션 둔화와 결을 같이하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도 지웠다. 다만 조앤 슈 미시간대 설문조사 책임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불출마로 지난달 지표가 개선됐다"면서 "대선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 상무부가 비슷한 시각 공개한 7월 주택 허가 건수는 연율 139만 6천 채로 전월보다 4% 줄었고, 주택 착공건수도 123만 8천 건으로 한 달 만에 6.8% 급감했다. 각각 예상치 143만 채, 134만 건을 밑도는 것으로 지난달 허리케일 베릴의 미 남부 관통과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시장에 부담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 잭슨홀 앞두고 잇단 비둘기파 발언…고용 불안 주목한 연준

주요 경제 지표가 완화적인 모습을 이어간 가운데 미 연준(Fed)의 대표적인 통화완화론자(비둘기파)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또 한 번 금리 인하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굴스비 총재는 "현재 금리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으로 "경제가 과열된 경우에만 적절한 수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인하 시점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금리를 낮출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굴스비 총재는 지난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 악화에 대해 "일하려는 사람이 늘어서일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더 악화할 수 있는 지표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미국의 실업률은 4.3%로 연준 경제학자인 클라우디아 샴이 주장한 '샴의 법칙'에 따라 경기 침체의 전조 징후로 여겨져왔다. 해당 지표에 대해 노동 시장 수요 악화가 아닌 공급 증가에 무게를 둔 해석이 늘어왔는데, 연준은 고용 악화 가능성을 보다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굴스비 총재 뿐 아니라 전날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 인사였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4분기 이전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에 "열려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입장 변화를 보였고, 세인트루인스 연은 총재 역시 인하에 보다 힘을 실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금리인하 전망은 9월 25bp 확률이 76.5%로 전날보다 1%포인트 더 높아졌다. 이어 11월과 12월 등 3번의 금리인하를 통해 약 75bp 인하할 가능성에 시장은 무게를 두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클라우디오 이리고옌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지표로 인해 시장의 우려는 해소되어 있지만, 너무 많은 인하 기대가 있어보인다"며 "현재 지표는 점진적인 25bp 인하를 가리킨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다음 일자리 보고서에서 또 다른 하방 위험이 있고. 금융 여건이 다시 급격히 긴축되거나 금융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며 올해 남은 회의에서 연준이 25bp 세 번의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투자기관 가운데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경기 확장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현재 고용 시장은 양호한 상태이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 제한을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연준 정책 전환에 무게를 뒀다. 연준이 실업률이 더 급등하기 전에 금리를 인하해 노동시장의 추가 약세를 막으려는 동기가 더 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 내에서 보다 공세적인 인하에 무게를 둔 보고서도 이어지고 있다. JP모건은 일부 선행 지표와 구글의 반독점 소송으로 인한 기술 기업의 타격 등이 우려된다고 보고 50bp인하에 무게를 뒀고, 씨티그룹도 파월 의장이 다음 주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더 빠른 인하를 열어둘 것으로도 보고 있다.

캔자스시티 연은이 매년 8월 개최하는 잭슨홀 심포지움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고, 이 가운데 미 동부시간 기준 23일 오전 10시(한국 23일 밤 11시) 파월 의장의 연설이 생중계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의 기조연설 발언 가운데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연간 목표치인 2% 둔화에 대한 진전과 노동시장 불안에 대한 언급 여부에 시장은 주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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