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도 지갑 닫았다…건설사 수주 초비상

방서후 기자

입력 2024-10-21 17:35   수정 2024-10-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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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텃밭이던 중동이 척박해졌습니다.

    예정돼 있던 투자 계획을 취소하고, 예산도 줄이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과 판매를 독점하며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국영기업 아람코.

    오는 2030년까지 약 40만 배럴의 원유를 석유화학 제품으로 생산하기 위해 10여 개의 설비를 개발하려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공사비가 급증하면서 신규 발주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올 하반기 해당 프로젝트에서 수주를 예상하던 국내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해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큰 손인 중동이 지갑을 닫아버리면 해외 수주 곳간을 채우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 3분기 기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목표 달성률은 평균 45%에 불과합니다.

    이같은 발주처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사우디 재무부는 내년도 지출을 올해보다 5% 이상 줄일 계획입니다.

    여기에 우리보다 인건비가 싸고 구매력은 높은 중국과의 협력이 두터워지며 입찰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인도나 중국 같은 경우 인건비 자체를 굉장히 저렴하게 쓸 수 있거든요.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 업체들이) 입찰 경쟁에서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하다보니 전반적인 수주가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사우디 이외의 국가에서 조금씩 수주 낭보가 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우건설은 최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조원 규모의 비료 공장 사업을 따내며 중앙아시아에 처음으로 진출했습니다.

    삼성물산은 튀르키예 고속도로 개발 사업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세르비아 태양광 사업에 각각 참여합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도 가격 경쟁을 뛰어넘을 만한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박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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