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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서두르지 않겠다"…트럼프발 혼란은 계속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5-03-08 08:23   수정 2025-03-08 08:24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 조정과 관련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무역 상대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에 나선 뒤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가했으나, 제롬 파월 의장은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고용 지표의 추가 둔화와 경기 둔화 등을 우려하던 시장은 파월 발언 이후 일제히 반등을 기록했다.

현지시간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68포인트, 0.55% 상승한 5,770.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26.97포인트, 0.7% 오른 1만 8,196.2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22.64포인트, 0.52% 회복해 4만 2,801.72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낮 뉴욕에서 열린 시카고 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주최 행사에서 파월 의장은 경제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록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에 실망스러운 결과가 담겼지만, 연준은 이를 과도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소비 성장의 좋은 예측 지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일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주택 등 일부 부문에서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게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관세는 시장과 설문조사 기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소비자 조사 기반의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에 대해 "대부분의 장기 기대치는 여전히 안정적이며 연준의 목표치인 연 2%와 일치한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과 이날 나온 미국의 2월 실업률 상승 등으로 인해 경기 둔화 등 시장의 우려가 커지던 시점에 나왔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가 15만 1,000명 증가해 컨센서스인 17만 명을 밑돌았다. 실업률은 4.1%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고, 일시적인 실업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포함한 광의 실업률(U-6)은 8.0%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지표가 나왔음에도 파월 의장은 이날 "우리는 경제 전망이 어떻게 전개될지 신호와 잡음을 구분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더 큰 명확성을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오는 18일부터 19일 사이에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CME 그룹에서 선물 시장을 바탕으로 금리 인하 확률을 표기한 페드워치(FedWatch) 지표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연말까지 총 0.75%포인트, 즉 0.25%포인트씩 3회 금리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무역, 이민, 재정정책, 규제 완화 등의 정책에 대해 “이러한 정책 변화의 순효과가 경제와 통화정책 경로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초 중국에 대한 신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달 4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추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럼프는 전날 캐나다와 멕시코에 USMCA(미국, 캐나다, 멕시코 협정) 상품은 한 달간 관세를 유예한다고 결정했으나, 이날은 돌연 캐나다에 상호관세를 시행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벌오피스에서 “캐나다는 수년간 목재와 유제품 관세를 통해 우리를 착취해왔다”며 "오늘 당장 할 수도 있고, 월요일이나 화요일까지 기다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렇게(상호관세 부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관세 조치는 변할 수 있고, 조정과 수정은 항상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막무가내식 관세 부과에 월가 내 혼란도 커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고객 메모에서 최근의 거시경제와 관련한 부정적 뉴스에 “투자자들이 압도당했다”고 진단했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토마스 맥개러티 주식부문 책임자는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는 과점 상태로, 기존 포지션의 청산이 추가 하락을 부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스캇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조정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베센트 장관은 "우리가 물려받은 경제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볼 수도 있다"면서 "공공 지출에서 민간 지출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러운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시장과 경제가 "정부 지출에 중독됐다"며 "이제 디톡스(Detox, 해독) 기간이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장은 이처럼 강경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영향으로 하락한 뒤 파월 발언 직후 반등하는 등 내내 불안정한 흐름이 계속됐다. 반도체 업종은 전날 브로드컴이 1분기 실적과 2분기 가이던스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아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업종지수가 3.16% 올랐고, 주요 종목인 엔비디아 1.92%, 브로드컴이 8.64% 상승했다. 반면 필수소비재 업종은 이날 -0.49%로 가장 부진했다. 핵심 종목인 코스트코가 전날 장 마감 후 어닝 미스로 -6.09% 하락했고, 월마트도 -3.08%로 동반 부진했다. 약 98년 만에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는 7.4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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