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조금에 LG엔솔 '흑전'…기댈 곳은 유럽

<앵커>

국내 배터리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에서 받은 보조금 영향이 컸는데, 유럽시장 점유율 확대가 본격적인 반등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산업부 성낙윤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성 기자, LG엔솔의 1분기 실적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배터리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0%가량 오른 3,747억원을 기록한 겁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2,255억)을 냈지만, 단 한 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습니다.

실적 호전은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AMPC 덕분입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제조한 배터리 생산량에 비례해 미국 정부가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입니다.

LG엔솔은 4,600억원 가까이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예상보다 견조했던 배터리 수요와 고환율 효과가 실적에 힘을 보탰습니다.

적자의 원인이었던 불용 재고 처리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점도 한몫했습니다.

다만 매출은 소폭 감소했는데요,

일부 완성차업체(OEM)들의 공급량 조정이 지속되고 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계절적 비수기를 맞았다는 것이 LG엔솔 측 설명입니다.

일각에서는 LG엔솔이 자체 수익성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만약 AMPC가 없었다면 영업 손실이 이어진 상황 속 매출까지 줄어들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난달 열린 '인터배터리'에서 주요 배터리 기업 수장들이 올 상반기가 저점이 될 것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LG엔솔도 앞으로는 계속 좋아질까요?

<기자>

대내외 환경을 종합해 볼 때, 시장에서는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점점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핵심 근거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탄소중립' 흐름인데요.

현재 전 세계 140개국 이상이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선 유럽연합(EU)은 당장 내년부터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이른바 '탄소 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할 때 탄소배출량에 따라 부과하는 일종의 관세인데요.

증권업계는 탄소 관세로 인한 유럽 전기차 판매가 예상보다 강하다고 분석하면서 LG엔솔의 수혜를 예상했습니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LG엔솔의 점유율은 순수전기차(BEV) 기준 34%로 1위인데요.

폭스바겐그룹이 순수전기차 판매 비중을 지난해 8.2%에서 올해 10~1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점도 호재입니다.

폭스바겐의 유럽 순수전기 배터리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8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발등에 떨어진 불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탄일 텐데요.

LG엔솔,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기자>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바탕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입니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폐지되지 않는 한 AMPC 효과가 있는 데다 관세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LG엔솔은 현재 미국 땅 위에 총 7개의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 중인데요.

미국 내 첫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인 애리조나 공장도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순항 중입니다.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지난달 "미국에 이미 많은 공장을 갖고 있는 만큼 선진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한국경제TV 성낙윤입니다.


영상편집 정지윤, CG 홍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