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기업도 짐 쌌다...서울 오피스 공실률 '쑥'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지난 2월 3%를 넘어 2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에도 임대료는 오르자 주요 업무 권역의 임차인들이 사무실을 더 저렴한 외곽으로 옮기거나 면적을 줄이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10일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월 서울 오피스 임대 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3.06%로 나타났다. 전월(2.83%)보다 0.23%포인트 오른데다 전년 동기(2.27%) 대비 0.7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3%를 넘은 것은 2022년 5월 이래 최초다.

2월 서울의 주요 오피스 권역별 공실률은 강남권역(GBD)이 3.4%로 가장 높았다. 종로와 광화문을 포함하는 도심권역(CBD)은 3.04%였다. 여의도권역(YBD)은 2.41%로 나타났다.

GBD의 공실률은 작년 2월 1.72%였지만 1년 새 2배 상승했다. YBD도 전년 동월(1.4%)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올랐다.

GBD 내 중형빌딩(2천평 이상~5천평 미만) 공실률이 4.44%로 가장 높았고, 중대형빌딩(5천평 이상~1만평 미만) 공실률도 4.19%로 4%를 웃돌았다. 소형빌딩(2천평 미만)이 3.49%로 나타났다.

규모가 클수록 공실률은 낮아 프리미엄 빌딩(2만평 이상)과 대형빌딩(1만평~2만평)의 공실률은 각각 1.44%, 1.96%로 나타났다.

CBD 내에선 중형빌딩의 공실률이 5.32%로 가장 높았고, 소형빌딩도 5.19%로 5%를 넘어섰다.

YBD에선 소형빌딩 공실률이 3.85%로 가장 높았고 중대형빌딩(3.15%), 중형빌딩(3.15%) 순이었다.

최근 주요 오피스 권역에서 스타트업 등이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면적을 줄여 공실률이 오르고 있다고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오피스 임대차 시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강남권에서 IT분야 스타트업들이 문을 닫거나 임대료가 더 낮은 지역이나 건물로 옮기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 침체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이나 대형 빌딩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잘나가는 회사들은 더 크고 고급화된 건물을 찾고, 경영이 어려운 회사들은 아예 더 싼 지역이나 소형 건물을 찾으면서 중간 규모 오피스에서 공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