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호재라는 미 약가인하…'K-시밀러'엔 타격...왜?

이서후 기자

입력 2025-04-18 15:37   수정 2025-04-18 17:33

    <앵커>
    트럼프 행정부가 약가 인하에 나서면서 오리지널보다 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냥 호재가 아닌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가 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는 호재 아닙니까?

    <기자>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저렴한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같은 복제약을 더 사용하게 해서 약가를 낮추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즉 경쟁 약물들의 공급을 더 늘려서 가격을 더 내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인건데요.

    이렇게되면 우리 기업들은 암젠, 산도즈,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집니다.

    바이오시밀러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살아남으려면 결국 공급단가를 낮춰 마진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판매하게 되는 거죠.

    현재 의약품이 상호관세 부과에서는 제외됐지만, 품목별 관세 부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잖습니까.

    향후 미국에 들어가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관세까지 적용되면, 가격 인하 압박은 훨씬 더 커질 수 밖에 없구요.

    실제 증권가에서는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1분기 실적부터 일부 반영됐을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셀트리온이 관세에 대비하기 위해 비교적 관세 부담이 덜한 원료의약품(DS)을 기존보다 더 많은 물량을 미국에 미리 보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초기 생산 과정부터 외부에서 소화하는 비중이 늘면서 원가도 더 높아져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는 겁니다.

    <앵커>
    미국에서 제약사와 약국 간 중개인 역할을 하는 PBM(Pharmacy Benefit Manager)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자체 판매하는 전략을 취할수도 있다구요.

    <기자>
    미국에서는 가입된 보험사, 즉 PBM 기업들의 처방집에 등록된 의약품만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PBM이 유일한 판로나 마찬가지인거죠.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PBM사들은 제약사들로부터 일종의 리베이트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행정부부터 이런 체계를 개선하는 것을 숙원으로 삼아왔는데요. 이번 행정명령으로 본격화된 겁니다.

    PBM의 리베이트 수익, 관리 수수료, 유통 마진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명시했고, 제약사로부터 받는 리베이트 상한제도 검토한다는 계획입니다.

    쉽게 말해 미 정부가 PBM사에 더 저렴한 약을, 더 낮은 마진으로, 더 많이 판매하라고 압박을 넣는 겁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PBM사들은 최근 '프라이빗 라벨(PL)', 즉 시밀러 제품들의 브랜드를 떼고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시밀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자체적으로 출시, 관리, 유통, 판매하며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싼 값에 판매하는 겁니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PBM에 대규모 물량을 수주받는 대신, 대폭 저렴한 값에 넘기게 되는 겁니다.

    <앵커>
    제품을 많이 팔수록 호재잖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우려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맞습니다. 통상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는 비싼 제품을 적게 파는 것보다, 싼 제품을 많이 팔아 매출 볼륨을 늘리는 것이 더 이득으로 여겨집니다.

    또 많이 처방될수록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도 늘어나구요.

    다만 마진을 많이 남기지 못하고 넘기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가 될 수 밖에 없는 거죠. 문제는 PL로 가는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점입니다.

    실제 아직까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두 회사 모두 미국에서 PL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시밀러 제품은 없었는데요.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만든 스텔라라 시밀러 '피츠지바'를 파트너인 산도즈가 대형 PBM사에 PL 제품으로 넘기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오리지널사인 존슨앤드존슨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건 상태구요.

    증권업계에서는 셀트리온도 자사의 스텔라라 시밀러 '스테키마'를 PL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결국 약가인하 정책 속에 PL 전략 또한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구요.

    <기자>
    일단 바이오시밀러의 신규 진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내용도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 새로운 제품을 허가받거나 출시할 때, 기존보다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글로별 시밀러 기업들의 공급도 늘어나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추가 계약이나 신규 고객사 확보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의약품 품목별 관세가 불가피한 만큼 구체적인 발표가 나올 때 까지는 다양한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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