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년여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면서 21일 출근길 혼란이 빚어졌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면 승강장에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 나섰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1년을 기다리며 장애인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이야기했다. 제대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음에도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았다"며 "우리는 다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겠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앞을 막아섰지만, 참가자들 가운데 일부가 오전 8시 45분께 탑승을 시도하면서 승강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참가자들은 연신 "나와라"를 외치며 경찰, 공사 직원 등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연행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승강장을 떠나려던 지하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10여분간 출발이 지연됐고 오전 9시 2분부터 9시 24분까지 하행선 열차가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등 출근길 불편이 빚어졌다.
4호선 오남역과 선바위역에서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가 열려 이날 오전 8시부터 35분 동안 열차가 운행하지 못했다.
시위 참가자 200여명과 취재진, 공사 직원 등이 뒤섞여 매우 혼잡하던 혜화역 승강장은 이후 전장연과 공사 등이 질서 있게 지하철에 탑승하기로 협의하면서 정리됐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 28분부터 지하철에 차례로 지하철에 탑승해 9호선 국회의사당역으로 향했다.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4월 8일 이후 1년여 만이다.
전장연은 지난 1년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멈추고 승강장에 누워 장애인권리입법을 국회에 촉구하는 다이인(die-in·죽은 것처럼 드러눕는 시위) 행동 등을 했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서울시는 전장연의 불법시위에 대해 관할 경찰서에 형사고발하고, 손해배상·업무방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이날 불법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 손실 피해액은 2천100만원으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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