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육의 중심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사는 만 9세 이하 아동의 정신건강 문제가 유독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 거주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애로 인한 건강보험료 청구 건수는 최근 5년간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25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나타났다.
2020년 1천37건이었던 청구 건수는 2021년 1천612건, 2022년 2천188건, 2023년 2천797건, 2024년 3천309건으로 급증했다. 5년간 총 청구 건수는 1만943건에 달한다.
2024년에는 송파구가 1천442건, 강남구 1천45건, 서초구 822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강남 3구의 구별 평균 청구 건수가 1천103건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평균(291건)의 3.8배나 된다.
같은 기간 전국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애 건보료 청구 건수는 2020년 1만5천407건에서 2024년 3만2천601건으로 증가 폭은 2배 정도였다. 서울 강남뿐 아니라 전국의 영유아·아동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심평원 자료는 해당 기간 내 심사 완료된 건강보험 명세서 기준으로 작성됐다. 우울에피소드(F32·질병코드)와 재발성 우울장애(F33)는 우울증으로, 공포성 불안장애(F40)와 기타 불안장애(F41)는 불안장애로 분류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4세 고시', '7세 고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영유아 사교육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이번 자료는 조기 학습 스트레스가 실제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시내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 4곳 중 1곳이 강남 3구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시내 영어유치원은 240곳인데 강남 3구에 있는 영어유치원만 59곳이다. 전체의 25%에 달했다. 강남구가 25곳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21곳, 서초구 13곳이었다.
진 의원은 "신체적·정서적 발달이 이뤄져야 하는 시기에 과도한 학습 부담과 경쟁 스트레스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교육부는 영유아 사교육 실태 전수조사를 비롯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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