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트럼프 100일…월가 "대체 투자 찾아야"

조연 기자

입력 2025-04-30 17:47   수정 2025-04-30 17:48

    <앵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100일은 미국이 구축한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뒤흔들었습니다.

    무차별적인 관세 폭탄에 글로벌 증시는 요동쳤고, 달러와 미 국채는 더 이상 피난처가 되지 못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조 기자. 트럼프가 '가장 성공적인 100일'이라고 자화자찬을 하긴 했는데, 동시에 자동차 관세에서는 오히려 한발 물러섰네요.

    <기자>
    네, 현지시간으로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핵심 지지층이 자리한 '러스트벨트' 미시간주에서 대규모 축하 집회를 열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재차 강조하며, 자신의 취임 이후 "인플레이션이 내려갔고,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세계 각국이 오고 있다"며 경제 성과를 부각했습니다.

    트럼프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인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하락했고, 금리도 내려갔습니다. 연준이 제대로 일하지 않더라도요. 중국에 대한 관세를 통해,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큰 일자리 침해를 종식시키고 있습니다. 그들은 좋은 무역 협상을 원하고 있고, 우리는 공정한 거래를 만들 것입니다. ]

    그리고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를 위한 조치를 공식 발표했는데요.

    골자는 크게 2가지입니다. 먼저 미국에서 만든 자동차에 대해 수입산 부품에 부과되는 25%의 관세를 2년간 한시적으로 줄이고, 자동차 부품 관세는 다른 품목별 관세와 중복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철강이나 알루미늄 관세 등과 중첩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다만 대중국 관세와는 합산하겠다는 뜻을 내포했습니다.

    트럼프가 취임 100일 동안 서명한 행정명령은 무려 142건입니다. 전임 대통령인 바이든이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100일 동안 아예 서명하지 않거나, 1개 서명한 것을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특히 폭풍같은 관세 조치가 쏟아졌죠. 이제까지의 세계 자유무역 질서, 그리고 미국이 주도해 온 다자간 무역체제를 해체하는 상호관세 부과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워드 러트닉 장관과 스콧 베센트 장관이 나서서 각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는데요.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한 국가와의 첫 관세 합의가 발표에 가까워졌다"고 했고, 베센트 재무장관은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적극적이고, 한국과도 협상의 윤곽이 잡혔다"며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다른 여러 나라들과는 협상이 속도를 내는 분위기인데, 폭풍의 핵인 미국과 중국의 협상은 진전이 없습니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인데, 요즘 보면 미국이 약간 더 급한 것 같아 보입니다.

    <기자>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중국에 추가된 관세는 총 145%입니다. 이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조차 "그것이 지속 가능한 수준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다"며 조정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베센트 재무장관 발언을 보면 여전히 미묘한 기싸움이 느껴집니다.

    베센트 장관은 "일단은 중국을 제외한 17개국 무역 파트너와 대화 중"이라며 "이 관세가 유지된다면 중국은 천만개의 일자리를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 책임은 중국에 있다"고도 말했는데요.

    중국은 "미국 관세 조치에 굴복하지 말자"며 연합전선 구축 의지를 밝혔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브릭스(BRICS) 외교장관 회의에서 "굴복은 '불량배'를 더 과감하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하며, 브릭스 국가들이 다자무역을 수호해야 한다고 나섰습니다.

    월가에서도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 경고등을 키고 있는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시기가 이미 지났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체 투자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단 전 세계 주식시장은 '관세 리스크가 이제 정점은 지났다'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의 100일, 주식시장은 큰 폭풍을 겪지 않았습니까?

    <기자>
    최근 6거래일 연속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트럼프 2기 100일간의 미 증시 하락폭은 다소 줄었습니다. 그래도 역대 5번째로 큰 마이너스인데요.

    S&P500 지수는 지난 1월 20일 이후 7% 하락했는데, 상대적으로 미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 증시 지수는 5% 넘게 상승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3월초부터 약 한 달여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630억달러어치, 우리 돈으로 90조원 이상 팔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달러 인덱스는 트럼프 취임 이후 9% 넘게 떨어졌죠. 이 시기 달러 가치와 함께 미 국채 가격도 동반 하락 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금값이었습니다.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금을 선택한 것입니다.

    서학개미의 사랑을 받아온 미국 빅테크, M7이 특히 급락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테슬라가 30% 가까이 빠졌고, 엔비디아가 -19%, 애플 역시 -16% 하락했는데요. 미 증시 대표 지수보다 낙폭을 키우면서 서학개미 미국 주식 보관액도 14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세 부과와 유예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투자를 움츠러들게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앞으로 몇 주간 무역 협상에서 어떤 진전을 보이느냐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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