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코끼리의 시간'이다"
14억 인구를 가진, 거대한 인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극한 대립이 한창인 가운데 인도의 지정학적, 경제·정치적, 문화적 중요성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다.
'G3인도, 코끼리의 시간'(사진)은 미국, 중국 다음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인도의 역동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문명적으로 분석한 대중서다.
특히, 인도의 숨겨진 잠재력을 로드 다큐 형식으로 담아낸 점은 단연 압권이다.
14억 인구를 가진 젊은 거인은 디지털 전환 역량과 견고한 금융시스템으로 무장, 경제는 물론, 정치와 외교 등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 위를 당당히 걷는 '코끼리의 나라' 인도.
인도는 지금 미국과 중국에 이어 'G3'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이 책은 인도의 이러한 힘의 원천으로 다양성을 꼽는다.
저자는 인도 발전의 역사적 맥락을 반얀나무에 비유한다.
하늘에 뿌리를 두고 땅을 향해 거꾸로 가지를 뻗으며 무성하게 자라고 퍼져 나가는 반얀나무처럼, 인도는 다양한 외부 문화를 흡수하지만 본질적 정체성을 잃지 않는 독특한 유연성과 내구성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알렉산더, 무굴 제국, 영국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겪은 온갖 시련에도 인도는 모든 외부 요소를 자양분 삼아 문명을 성장시켜 왔다고 분석한다.
바위처럼 단단한 껍질 속에 새로운 성분을 계속 흡수하는 혼합 향신료, 심지어 아픔까지 과거의 모든 것을 잊지 않고 품은 것이 오늘날 인도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배낭여행으로 인도와 진한 인연을 맺은 뒤, 인도 주재원 생활원 거친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 책은 다양한 외부 문화요소를 흡수하면서도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해 온 인도의 문화적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인도는 넓은 국토와 14억 인구라는 외형적 요소가 단순히 가능성과 잠재력의 알파가 아니라, 최근 돋보이는 국가 발전 및 경제 성장과 더불어 반드시 미래를 함께해야 할 베타가 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구도 속에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감마 요소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인도는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다음 챕터를 써나가고 있다.
정책 분석가,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가들은 물론이겠지만, 대전환의 시대 세계 질서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고자 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G3인도, 코끼리의 시간', 정인채, 인문공간, 300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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