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 미국 증시는 반등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서자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투자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9∼15일)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7억4천992만달러(약 1조440억원) 순매도 결제했다.
1주 전(2∼8일) 9천762만달러(1천359억원), 2주 전(4월25일∼5월1일) 4억747만달러(5천674억원) 순매도 결제한 데 이어 3주째 순매도가 이어졌다. 매도 규모도 더 커졌다.
국내 투자자가 최근 한주 가장 많이 판 미국 주식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SHS ETF'로 4억3천525만달러(6천100억원)를 순매도 결제했다. 그 뒤를 엔비디아(1억5천288만달러·2천143억원), 팔란티어(1억4천83만달러·1천974억원) 등이 이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여파로 미국 증시는 한동안 급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미중 관세전쟁이 휴전 모드에 들어가며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달 저점 대비 20%가량 반등해 연초 이후 수익률은 플러스(+)가 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급락장에서도 미국 주식 매수를 멈추지 않았지만 오히려 미국 증시가 반등하자 순매도로 전환했다.
미중 관세 협상 타결로 대만달러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여 원화 가치가 급등한 결과다.
미국 주식 가격이 올라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환차손 때문에 투자수익률이 낮아진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난달 9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인 1,484.1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한달여 만인 지난 16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389.55원으로 6.4%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아시아 통화 절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입 업체의 결제 수요,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환전 수요 등 달러 실수요뿐 아니라 가수요가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지만 방향성 측면에서는 추세 하락으로 전환의 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원화의 주된 약세 요인으로 지목받아온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단치에서 낮아지고 있으며 조기 대선 이후의 경제 정책 수립과 정치적 안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역 협상 및 대내외 환경 측면에서 미·중 무역 협상과 합의는 과거나 최근 흐름과 같이 위안화 강세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으로, 이 경우 원화도 동반 강세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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