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협상, 이스라엘 공격 도왔다"...외신 비판

입력 2025-06-14 10:01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핵시설 수십 곳을 타격하자 미국의 핵 협상이 이같은 기습공격을 사실상 도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외교적 해법을 원한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며 15일 6차 핵 협상 전까지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 이란을 방심하게 만들자 그 틈에 이스라엘이 허를 찌르는 기습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6차 핵 협상 결과가 나온 이후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회담 이틀 전 돌연 행동에 나섰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몇 달 전부터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지난 4월 이란과 핵 협상에 들어간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여러 차례 핵시설을 타격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압박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공격을 만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내보냈다.

이스라엘이 공격 준비를 마쳤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데다, 협상 결렬 우려에 중동지역 대사관 인력들을 철수했지만 미국은 6차 협상을 취소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바로 직전까지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외교적 해결'(Diplomatic Resolution)에 전념하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그는 이란과 합의에 상당히 근접해있다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원치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동지역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6차 핵 협상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의 행동은 6차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태연하게 휴가 계획을 밝혀 이런 관측은 더 힘을 얻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회담 이틀 전 전격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 휴가 계획도 연막작전이었던 셈이다.

중동문제 전문가 데니스 로스는 "(중동특사)위트코프의 임무가 이번 기습 공격에 기여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란은 협상이 진행 중이고 회담이 곧 열리려는 시점에는 이스라엘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공습에 자신들은 관여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정황상 이번 작전이 트럼프 대통령의 묵인하에 이뤄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공습 직후 이스라엘의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밝혔고, 이란의 비타협적 태도 때문에 공격이 일어났다고 책임을 돌렸다.

한 매체 인터뷰에서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 핵 협상 시작 전 60일간의 합의 시한을 제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오늘이(13일) 61일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했던 시한이 지난 직후 이뤄진 것이다.

중동 전문가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백악관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강하게 반대한 징후는 없다며 이스라엘이 거부를 가장한 승인을 받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이스라엘로서도 핵시설은 물론 이란의 군 지도부에도 타격을 주려면 기습 작전이 필요했고, 6차 회담 전이 가장 이상적인 시점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WSJ은 가장 큰 문제는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워낙 지하에 분산돼있는 만큼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고, 이후 이란이 핵 개발에 나서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란이 미군 기지 등에 보복 공격한다면 중동 지역 전면전이 발생하고 미국도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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