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국내 기업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글로벌 수요 위축이 길어지는 가운데 현실화한 관세 부담은 이미 국내 가전업계 실적에 수치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25% 관세를 발효한 데 이어 4월 5일 자로 모든 수입품을 대상으로 10% 보편관세를 발효했다. 또 지난달 23일부터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쓰이는 철강 파생제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 같은 관세 부담이 본격화한 가운데 한국 가전과 TV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올해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4조6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5.9% 급감했으며, 시장 전망치도 1조원 이상 밑돌았다.
잠정실적에서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부진에 더해 가전과 TV를 포함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유악 삼성전자 연구원은 "DS부문의 HBM3E 12단 매출 부진과 함께 DX부문 수익성 부진이 전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DX부문의 부진은 생활가전 제품들의 관세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천39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6% 줄고, 전 분기보다도 49.2% 감소했다.
2분기에 본격화한 미국 통상정책 변화가 관세 비용 부담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이어지며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생활가전과 TV 등의 사업에서 대미 보편 관세와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 여파로 비용이 증가한 점도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가전제품은 철강 비중이 커 철강 관련 관세 강화는 제조원가 상승과 함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미국에 가전 생산 기지를 운영하지만 현지 생산은 세탁기 등 일부 제품에 국한됐다.
철강 파생상품 관세의 경우 미국산 철강을 써야 예외인데, 현지 생산 가전에서 미국산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세탁기 외 주요 제품은 한국,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출하기 때문에 관세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업계는 생산 거점 재편 등 관세 대응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상호관세 영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큰 하반기 실적에는 더욱 불확실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적시한 '관세 서한'을 보내 이를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 대상 관세율은 25%로 명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