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민병덕 의원은 어제저녁 개인 SNS를 통해 한국은행을 날카롭게 비판했는데요,
발단은 지난주 23일 열렸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오간 발언이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효과 등에 대해 전문가들 발제가 있었는데,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화성이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 유통되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대표발의한 인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자본금 요건을 5억원으로 다소 낮게 규정하면서 금융시장에서 갑론을박을 불러 일으킨 바 있습니다.
한은은 가상자산 시장의 초기 안착을 위해 중앙은행과 기존 금융권 주도의 시장 형성을 지속 주장하고 있는데 접근하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서로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스테이블 코인이 물가를 자극할 것이냐를 두고 중앙은행과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 간 의견이 충돌한 것이군요.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유통이 물가를 실제 자극할 수 있습니까?어떻습니까?
<기자> 인플레 압력이 강한 나라에서 달러에 연동한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가치저장능력과 결제능력을 안정적으로 방어하는, 인플레 대항 수단으로서 스테이블 코인의 역할을 기대하기도 하는데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경제의 인플레를 유발할 것이냐의 논의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립니다.
민병덕 의원은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의 통화와 1대 1 교환이기 때문에 유동성을 추가로 늘리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돈이 기존 은행 예금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준비금으로 보유한 국채를 맡아놓은 은행으로 옮겨갈 뿐이지 돈의 양이나 소비를 늘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돈이 예금에서 채권으로 옮겨간 이후 스테이블코인이 남아 결제에 사용이 되므로 통화가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라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플레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거죠.
스테이블코인의 통화성을 인정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근 안도걸 의원의 스테이블코인 발의안에 적극 참여한 전문가는 "발행인 입장에선 운용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발행량을 계속해서 늘려갈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도를 설계하는 사람들이 발행량과 발행 잔액 등에 대해 점검하는 장치를 집어넣어 인플레이션 유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은이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보아오면 반대쪽에 가까운 것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한은은 가상자산 도입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요?
<기자> 민간이 주체가 되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한국은행은 안정성과 더불어 자본규제 회피 가능성,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 등을 수차례 우려해왔습니다.
얼마전 C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오히려 달러화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전환이 용이해져서 달러화 의존도를 높이는 역효과 초래할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대신 한은은 중앙은행과 은행권 주도의 디지털 화폐 , 예금토큰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한국은행 주축으로 지난 4월에는 시중은행들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시범사업인 '한강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은과 금융권 사이에서도 중지가 확실히 모여지진 못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한은 부담분을 제외하고 은행권에서도 300억 원 정도 들인 이 사업이 1차 종료 이후 새정부 출범과 금융당국 수장 부재 등을 이유로 2차 실험이 무기한 중단된 상황입니다.
<앵커> 국회에서 스테이블 코인 관련 입법안이 쏟아지고 있는데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나요?
<기자> 지난달부터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현재 20여건 넘는 것이 국회에서 병합 심사중이고요.
스테이블 코인을 따로 떼내어 개념과 법적 지위를 정립하고 구체적인 발행요건 등을 규정하는 움직임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제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자기자본 50억원 이상의 발행인이 금융위 사전 인가를 받아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든 스테이블 코인은 발행 잔액 100% 이상을 유동성 높은 실물자산으로 준비해야 하고요, 발행자가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같은 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 입법안도 자기자본 요건과 자격은 동일하고, 준비자산 구성과 현황에 대한 감사인 감사를 분기별로 받도록 했습니다. 기업이 가상화폐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가상자산 공개발행(ICO)을 규정한 것도 눈에 띕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의원들도 다수 있어서 설득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최종 입법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생산적 논의 거쳐서 제도가 부작용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안착되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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