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큰 예산을 투입해 출산장려금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사실 첫아이를 낳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시적인 현금 지원의 '플러스 효과'보다 높은 사교육비와 주거비 부담, 여성의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가 출산에 대한 '마이너스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장려금은 이미 자녀가 있는 가구가 추가로 아이를 낳도록 하는 데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개인의 행태 변화 유도를 위한 현금지원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나타났다. 그러나 자녀가 없는 가구가 첫아이를 낳도록 유도하는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이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가임기 여성의 출산 결정 요인을 분석한 결과, 가구의 출산 결정은 단기적인 현금 지원보다는 장기적 생애 소득과 지출 전망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녀 양육에 드는 비용 중에서도 사교육비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 지출 증가가 출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의 크기가 출산장려금의 긍정적인 효과보다 약 7배 가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만 원의 장려금보다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 전체에서 들어가는 막대한 사교육비에 대한 걱정이 출산 결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여성의 경제적 생산성도 큰 변수였다. 임금 수준이 높거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여성은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과 소득 감소를 우려해 출산 확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주거비 부담도 출산을 고민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었다.
연구팀은 "임신, 출산과 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는 의사결정은 단기적인 현금 지급으로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녀를 낳기로 결정한 가구에 보조금처럼 지급되는 효과는 있지만, 출산을 망설이고 고민하는 무자녀 가구의 마음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출산장려금의 상대적 기여도가 낮은 이유로 짚힌다.
연구팀은 정책 초점을 근본적 차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시적인 현금 수당보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이나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 등 장기적으로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재정을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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