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만 산다더니...연소득 봤더니 '와우'

올해 2분기(4∼6월) 서울에서 아파트를 산 가구의 연간 소득이 처음 9천만원을 넘겼다.

26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KB국민은행에서 아파트 담보 대출을 받아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9천173만원으로 집계됐다.

KB가 2008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 9천만원을 넘긴 것이다.

KB국민은행에서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가구의 연소득은 2021년 5천만∼6천만원 수준이었는데 2023년 4분기(7천813만원)에 분기별 최초로 7천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 3분기(8천236만원)에 8천만원을 처음 넘더니, 올해 1분기(8천874만원)와 2분기(9천173만원)에 잇달아 최고액을 경신했다.

올해 2분기 KB국민은행으로부터 담보 대출을 받아 구매한 서울 아파트 중위(중간) 가격은 9억7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가구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의 비율'(PIR)은 10.6으로 나타나 구매한 아파트 가격이 가구 연평균 소득의 10.6배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22년 2분기 14.8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였다. 이는 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 경기와 인천에서 KB 담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수한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각각 6천174만원, 5천7만원이었다. 경기 아파트 매수 가구의 연 소득이 6천만원을 넘은 것은 최초다.

2분기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 PIR은 각각 8.8, 8.5로 집계됐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대출 요건이 강화되는 추세다 보니 심사 대상의 소득 수준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양상"이라며 "실질 소득이 높아지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고, 7월부터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돼 대출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가구의 연소득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이 더 깐깐해지기에 소득은 높아지고, 아파트 가격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보인다"면서 "이에 PIR은 보합 수준이거나 낮아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