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증발한 카카오그룹…오픈AI, 김범수 지분 담나 [마켓딥다이브]

<앵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15년 구형으로 카카오 그룹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6만 원이 무너진 카카오에 이어 카카오페이도 10% 넘게 급락하고 있는데요.

오픈AI가 김범수 위원장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켓딥다이브 최민정 기자가 정리합니다.

<기자>
지난 달 1일과 비교해 오늘(3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카카오 그룹주의 시가총액은 1조 원 증발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영향인데요.

특히 카카오페이는 두 달여 만에 주가가 11만 원(장중 고점)에서 5만 원대로 하락했습니다.

카카오페이의 2대주주인 알리페이가 지분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매도세를 키우고 있는데요

어제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보통주 1,144만 5,638주를 대상으로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채권이 만기가 될 때 카카오페이 지분으로 바꿔주는 건데요.

처분단가는 5만 4,744원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300억 원 상당입니다.

지난 7월에 이어 연속으로 3개월 초단기 EB를 발행한 건데요.

앞으로 카카오페이 지분이 장내에서 대량 매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알리페이는 2022년과 2024년 각각 3.8%, 2.2%의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해 현금화한 바 있습니다.

김범수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검찰로부터 징역 15년, 벌금 5억 원을 구형받았는데요.

앞서 2023년 에스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조종한 혐의입니다.

김 위원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카카오의 최대주주인 만큼,유죄가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데요.

상반기 기준 김 위원장은 카카오 지분 13.3%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데요.

가족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10.46%)까지 합치면 사실상 약 24%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 속, 카카오는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골드만삭스 아시아 리더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요 경영 현황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는데요.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 카카오 CEO가 참석한 건 회사 창립 이래 처음입니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기업 설명회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업계에선 15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인 개편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번달 23일에서 25일 열리는 '이프 카카오 2025'에서 대규모 개편안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행사를 통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공동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도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인데요.

올해 11월 전후에는 오픈AI와 개발한 서비스를 출시할 전망입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와 손을 잡은 오픈AI가 김 위원장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는데요.

실제 오픈AI는 제품 검수 스타트업 '스탯시그'를 1조 5천억 원에 인수하는 등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픈AI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서 김 위원장의 카카오 지분을 취득하게 되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키움증권은 "현재 카카오와 협력하고 있는 오픈AI 입장에서 김 위원장 지분 취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최대주주의 구형으로 주가 조정이 이뤄지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0월 21일 김범수 위원장의 선고 발표를 전후로 오픈AI가 움직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켓 딥다이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