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한 마취과 의사가 환자 수십명을 고의로 약물에 중독시키고 이중 일부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타 마취과 의사'로 불린 프레데리크 페시에(53)는 2008∼2017년 프랑스 동부 도시 브장송의 클리닉 2곳에서 근무했다.
그런데 이 기간 환자들이 수술 도중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심정지 상태가 됐으며, 이 중 12명은 심폐소생에 실패해 사망했다.
페시에는 환자에게 일부러 심장마비를 일으켜 자신의 소생술을 과시하고 동료들의 평판을 깎아내리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가 동료들의 파라세타몰 주입 백이나 마취제 주머니를 조작해 수술실에서 응급 상황을 만들어내고서 영웅처럼 개입해 소생술을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험도가 낮은 환자들 사이에서 수술 중 심정지가 잇따라 발생하자 2017년 당국이 수사에 들어갔다.
이 사건은 프랑스 의료계에 큰 충격을 안겼으며, 8년에 걸친 수사 끝에 이날 재판이 시작됐다. 유죄 판결 시 페시에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조사관들은 환자의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나 사망을 뜻하는 '중대한 이상 반응' 보고서 70건 이상을 검토했다.
에티엔 만토 검사는 "페시에는 건강한 환자들을 독살해 갈등을 빚던 동료들을 곤경에 빠뜨리려 했다"며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은 늘 페시에였고 그는 항상 해결책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재판에는 페시에가 일했던 클리닉 2곳에서 수술 도중 심정지를 겪은 환자 30명의 사례가 다뤄진다.
페시에는 2017년 이후 의료 활동을 중단했다. 2023년 환자를 접촉하지 않는 조건으로 업무 복귀 승인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진료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대부분 중독 사건이 동료들의 의료 과실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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