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관세협상 팩트시트에는 에너지와 안보 분야에 중대한 변화를 담은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국의 민수용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지지하고 핵잠수함 건조를 허가한다는 내용인데요.
계속해서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짚어봅니다.
고 기자,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지지한다는 게 정확히는 무슨 말인가요?
<기자>
한미 무역안보 팩트시트의 문구를 보면 “미국의 법적 요건에 따라 한국의 민간 우라늄 농축과 평화적 목적을 위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지한다”고 적혀있는데요.
법적인 요건은 미국 원자력법 123조를 의미하는 것이고요. 한미 원자력협정의 근거 법입니다. 문구를 다시 보면 원자력 협정을 개정한 것도 아니고 예나 지금이나 조건은 같습니다. 같은 틀에서 논의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동안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가 불가능했던 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개정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는 미국의 허가가 있으면 지금도 가능합니다.
세부사항은 고위급 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는 절차가 필요했는데 2018년 이후 고위급 위원회가 중단됐습니다. 그래서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아예 얘기도 꺼낼 수 없는 내용이었는데 이제는 테이블에 올릴 수 있게 됐다. 고위급 위원회 재개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산업적인 효과를 기대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군요. 한국에 관련 기술은 있습니까?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승인한 것은 아닙니다.
전략 기술인 만큼 한국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이 타당한지 미국 국무부 등 다양한 부처의 검토와 평가가 필요합니다.
특히 우라늄 농축은 지금까지 아예 금지됐기 때문에 국내에 관련 기술이 없습니다. 먼 미래긴 하지만 우라늄 농축 승인이 됐을 때 이 기술을 미국에서 수입할지 자체 개발 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우라늄 농축은 가스화 시킨 우라늄에서 핵분열이 잘 되는 우라늄235를 원심분리기로 추려내고, 농도를 높인 다음 쉽게 수송할 수 있도록 젤 타입으로 액화시키는 기술입니다.
원자력연구원은 “기술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건 아니지만 누구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은 탈원전 정부이기 때문에 농축기술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면서 “정치적으로 선언적 이야기만 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허용하지 않았습니까? 어디서 건조할지, 핵연료는 어떻게 조달하지 정해졌나요?
<기자>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다만 문구 자체에는 어디서 핵잠수함을 만들지 적혀있지 않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SNS에 밝혔는데요.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오늘 브리핑에서 “정상 간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했다”며 “건조 위치에 대해서는 일단 정리됐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우라늄 농축은 발전용에 한정된 얘기고, 잠수함에 들어갈 핵연료인 20% 이상 농축 우라늄 조달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박사는 "핵연료 조달 방식과 책임, 미국 핵추진체계 기술 이전 범위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며 "승인과 실제 건조 사이에는 상당한 기술적 법적 장벽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팩트시트에는 조선 분야 실무협의체를 통해 협력을 진전시키로 하고, 한국 내의 잠재적 미국 선박을 건조를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이를 위해선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법 등의 미국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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