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에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코스피는 하루만에 2% 가까이 반등하며 4천 선을 회복했는데요. 전 세계 증시를 끌어올려 증권가에선 '캡틴 엔비디아가 세계 주식시장을 수호했다'는 제목의 리포트도 냈습니다.
증권부 정재홍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정 기자, 빅테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회사채를 발행한 탓에 AI 과잉 지출에 대한 경계감이 컸잖아요. 젠슨 황 CEO가 AI 거품론에 정면 반박했다고요.
<기자>
네. 메타와 오라클, 구글(알파벳)에 이어 최근 아마존까지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수백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한 게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었죠. 시장에서는 AI 거품을 경계하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다리는 모순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잠깐 엔비디아 실적 정리해보면, 분기 매출은 570억 달러, 영업이익은 360억 달러를 기록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62%, 그리고 65%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월가 예상치였던 549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엔비디아 매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매출은 3분기 512억 달러(컴퓨팅+네트워킹)를 기록해 같은 기간 67% 가량 증가했습니다. 4분기 예상 매출은 650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이 역시 월가 예상치 616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젠슨 황 CEO는 오늘 실적 어닝콜에서 AI 거품론에 대해 "우리의 관점은 다르다"며 "전 세계는 대규모 플랫폼 전환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GPU 기업이 생성형 AI 기업에 투자하고, 그 돈으로 GPU 반도체를 구매하는 이른바 '벤더 파이낸싱'에 대해서는 "고객의 자금 조달은 그들의 선택"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1) 무어의 법칙이 느려졌고 2) 생성형 AI 적용 분야 확산 3) 에이전트 AI의 빠른 성장 등의 이유로 단순한 설비투자 금액 숫자 이상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데는 대중의 인식 보다 AI의 확산이 빠르다는 데 근거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2026년까지 최신 GPU인 블랙웰과 루빈 수주 규모만 5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젠슨 황은 이날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미국 방문에 맞춰 발표된 사우디 신규 데이터센터로만 40~60만 개의 GPU 발주가 추가될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블랙웰 개당 가격이 3~4만 달러라는 점에서 최대 24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됩니다.
<앵커>
엔비디아의 호실적으로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일본 증시도 크게 반등했습니다. 연말까지 이 기세가 계속된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불안한 상태죠.
<기자>
네. 11월 들어서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증시의 큰 조정이 있었잖아요. AI 거품론이야 지난해말부터 계속된 얘기고요. 조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단기 유동성 경색 문제가 컸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입니다.
3분기 미국이 단기채 발행량을 크게 늘렸습니다. 시중의 많은 자금이 이쪽으로 흘러갔는데요. 연방정부 셧다운 이슈로 재정 지출은 계속 막혔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미 재무부의 일반계정 현황입니다. 7월 초 310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3달 만에 9,2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해제됐지만 아직 자금이 풀리진 않았습니다.
미국 빅테크들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다음달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경색된 상태는 아직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아직 랠리를 기대하긴 조심스럽다는 분석이네요.
<기자>
네. 사실 3분기 M7 실적을 보면요. 테슬라와 아마존을 제외하곤 모두 좋은 실적을 보여줬습니다. 심지어 메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 18% 가량 늘어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죠. 그런데 실적과는 무관하게 회사채 발행 소식에 계속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로 여전히 AI 시장의 대장은 엔비디아라는 게 확인이 됐습니다. AI 하면 금광-청바지 얘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골드러시에 청바지 기업만 계속 돈을 버는 구조라는 데서 AI 거품론은 또 등장할 겁니다. 당장 오늘은 은퇴를 선언했던 영화 빅쇼트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 매출 구조를 의심하며 수치가 과장됐을 것이라고 비판했죠.
증시 조정이 여기서 끝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음달 연준의 금리인하 동결 가능성이 크지만, 양적긴축은 끝이나고요. 셧다운 해제에 따른 재정 지출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유동성 경색 해소 요인은 있다는 것이죠.
젠슨 황은 어닝콜에서 대부분 기업들이 에이전트 AI를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이달 발행한 맥킨지의 기업 설문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88%가 하나 이상의 비즈니스에 AI를 도입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에이전트 AI 증가는 AI 학습 대비 추론의 영역을 더 확장시킵니다. AI 추론에는 대역폭 보다는 전력효율성이 우선되기 때문에 HBM 보다 DDR5 같은 고용량 D램이 더 적합합니다. 마침 레거시 메모리 강자인 삼성전자가 3분기 만에 D램 점유율 1위를 탈환했죠. 오늘 우리 시장에서도 HBM 강자 SK하이닉스 보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폭이 더 컸던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합니다. 시장은 AI 거품을 경계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의 넥스트 스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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