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 웡 푹 코트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최소 4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형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몸을 피한 주민들은 "처음엔 그저 폭죽 소리인 줄 알았다. 아파트 단지 전체가 보수 공사 중이어서 주민 대부분이 창문을 닫아뒀고, 그래서 화재 경보도 듣지 못했다"며 황망한 심경을 털어놨다.
27일 AFP통신은 현장에 모인 시민들이 실종된 가족이나 지인의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충혈된 눈으로 휴대전화 화면만 바라보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취재진은 타들어 가는 나무에서 '파지직' 거리는 파열음이 들렸고, 밀집한 아파트 건물이 거대한 불기둥이 돼 연기와 재를 뿜어냈다고 현장을 묘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새벽녘까지도 피해 건물의 전(全) 층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공기 중에는 잿가루와 함께 불탄 플라스틱의 악취가 풍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화재 진압 작업과 동시에 대형 버스를 이용해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인근 아파트 거주자들을 대상으로도 대피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진화 작업을 위해 주변 고속도로는 폐쇄됐고, 일부 학교는 휴교에 들어갔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1983년 준공된 노후 아파트로 지난해 7월부터 보수 공사용 대나무 비계와 녹색 그물 자재로 건물 외부가 덮여있었다. 이 비계와 그물을 타고 불이 번지면서 26일 오후 발생한 화재는 이튿날인 27일 아침까지도 완전히 진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화재로 현지시간 오전 8시15분 기준 소방관(1명)을 포함해 4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약 279명이 실종 상태이고 구조된 인원 중 45명이 중태에 빠져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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