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베를린에서 송전설비 화재로 인한 정전 사태가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좌익 극단주의 단체가 방화 배후를 자처하자 검찰은 테러 혐의로 수사하기로 했다.
독일 연방검찰은 6일(현지시간) 신원을 알 수 없는 방화 용의자에게 테러단체 가입과 반헌법적 사보타주, 공공시설 교란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기로 하고 베를린 검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았다고 현지매체 슈피겔이 보도했다.
지난 3일 베를린 남서부 리히터펠데 열병합발전소 인근 고압 송전 케이블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극좌단체 불칸그루페는 자신들이 방화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화재로 베를린 남서부 약 4만5천 가구와 상업시설 2천200곳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나흘째인 이날까지도 2만4천700가구, 가게 1천120곳에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 통신마저 끊겼고 학교 13곳은 휴업 중이다.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지는 추위에 정전이 되자 베를린 당국은 시민들에게 숙박비를 지원하고 발전기를 타지역서 빌려 복구 작업 중이다. 당국은 세탁기 사용이나 전기차 충전 등 전기 소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2011년 첫 방화를 저지른 불칸그루페는 베를린과 인근 지역의 철로와 송전설비 등 공공시설에 총 열두 차례 불을 지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2024년 베를린 근교 테슬라 공장 인근 송전탑이 방화 공격을 받아 공장이 일주일간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이 단체는 좌파 인터넷 매체에서 범행을 자백하고 반자본·반기술·반제국주의 메시지를 발표해 왔다.
이번 화재 직후 이들은 "정전 아닌 화석연료 경제가 이번 행동의 목표였다"며 "가스발전소 공격은 정당방위이자 지구와 생명을 보호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국제적 연대"라고 밝혔다.
또 베를린 남서부가 부촌이어서 범행 대상으로 삼았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덜 잘사는 분들에게 사과한다"면서도 "이 지역에 저택을 소유한 많은 이들에게는 동정심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이번 방화가 러시아의 공작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로데리히 키제베터 기독민주당(CDU) 의원은 "성명을 러시아어로 다시 번역하면 어색한 (원문) 독일어보다 훨씬 자연스럽다"며 "이 극좌단체는 독일어를 제대로 못하거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지시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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