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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하겠다"며 100억 달라더니…이유가 '황당'

입력 2026-01-14 17:54  


본인 인증 절차가 없는 인터넷 게시판만 골라 연쇄 폭파 협박을 벌여온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공중협박 혐의로 A군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분당 KT 사옥과 강남역, 부산역, 천안아산역, SBS, MBC 등 6곳을 상대로 각각 1차례씩 폭파 협박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첫 범행은 지난 5일 KT 휴대전화 개통 상담 게시판에서 시작됐다. A군은 "분당 KT 사옥에 폭탄을 설치해 놓았으며 오후 9시에 폭파할 예정"이라며 "100억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칼부림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글쓴이 명의를 '김○○'으로 기재하고 해당 명의의 토스뱅크 계좌번호까지 남겼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전국적으로 이어지던 대기업 상대 폭파 협박 사건의 연장선으로 보고 위험성을 낮게 판단해 안전 조치만 시행한 뒤 상황을 종결했다.

그러나 A군의 범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9일 강남역, 10일 부산역, 11일 천안아산역·SBS·MBC를 차례로 겨냥해 허위 신고 형태의 폭파 협박, 이른바 '스와팅'(swatting)을 계속했다. 스와팅은 특정 대상을 괴롭힐 목적으로 공권력을 출동시키도록 유도하는 범죄다.

A군은 "KTX에 탔는데 승무원이 물을 주지 않는다. 역사를 폭파하겠다", "편파 방송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방송국을 폭파하겠다"는 등 터무니없는 이유를 적어 협박을 이어갔다.

초기에는 사건 간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A군이 검거 후 모든 범행을 자백하면서 동일범 소행임이 드러났다. 그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한 뒤 소방당국 신고 게시판과 방송사 익명 게시판 등에 협박 글을 게시했다.

경찰은 A군이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VPN을 사용했고, 특히 KT 상담 게시판을 포함해 피해 기관 게시판들이 모두 본인 인증 절차 없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공통점을 노렸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A군은 메신저 앱 '디스코드'(Discord)에서 알게 된 김모군과 다툰 뒤, 그를 곤란하게 만들 목적으로 명의를 도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경찰에서 "여행 경비를 마련하려고 스와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분당 KT 사옥 폭파 협박의 경우 디스코드에서 알게 된 신원미상의 인물로부터 스와팅 권유와 함께 5만원을 받은 뒤, 다른 이에게 2만5천원을 주고 범행을 교사했다고 주장했다.

A군은 이 밖에도 롯데월드, 동대구역, 수원역, 운정중앙역, 모 중학교 등 5곳을 상대로 추가 스와팅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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