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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은 됐다지만…여성 직장인 40% “육아휴직 쓰면 불이익”

입력 2026-01-15 19:03   수정 2026-01-15 19:07

여성 직장인 30% 이상 "결혼·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사내 평가에서 부정적 영향" 美 노스이스턴대학교-깔로, ‘대한민국 직장 내 여성 인권 실태 및 인식 조사'

여성 직장인 36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용·채용·승진, 임금·처우, 모성권 등 주요 영역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10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부 항목에서는 육아휴직 사용에 따른 불이익 체감, 채용·승진 및 임금에서의 차별 경험, 성희롱·성차별적 언행, 인권 침해 발생 시 조직 대응에 대한 낮은 신뢰 등 취약 지점이 여전히 확인됐다.

2025년 12월 31일부터 2026년 1월 1일까지 이틀간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교 류지헌 연구원과 리서치 전문기업인 (주)깔로가 공동으로 진행한 ‘대한민국 직장 내 여성 인권 실태 및 인식 조사’에서는 국내 여성 직장인 369명을 대상으로 7개 여성 인권 영역(고용·채용·승진, 임금·처우, 모성권, 직무배치·경력개발, 의사결정 참여·대표성, 안전·존엄 노동환경, 구제절차·조직 대응)에 대한 체감과 인식을 물었다.

조사 결과, 모성권이 제도로 보장되더라도 실제 사용 과정에서 불이익이 따른다는 체감이 적지 않았다. 육아휴직 또는 가족돌봄휴직 사용이 승진·인사평가·업무 배치에 불이익으로 작용한다고 ‘가끔/자주’ 느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1.5%(153명)로 집계됐다. 반면 임신·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형성돼 있다(그렇다/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34.1%(126명)에 그쳤다. 결혼·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사내 평가에서 부정적 영향을 ‘가끔/자주’ 경험했다는 응답도 31.4%(116명)로 나타났다.

채용·승진과 임금·복지에서도 ‘체감 차별’이 3명 중 1명꼴로 확인됐다. 채용 또는 승진 과정에서 성별로 불리하다고 ‘가끔/자주’ 느낀 경험은 33.1%(122명)이었다. 동일·유사 노동에서 임금 차이를 ‘가끔/자주’ 체감했다는 응답은 33.9%(125명)로 나타났다. 성과급·수당·복지 혜택에서 성별 차별을 ‘가끔/자주’ 느낀 경험(33.1%, 122명)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적 언행 문제도 여전했다. 성희롱, 성차별적 발언, 외모 평가 등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가끔/자주’ 있다는 응답은 37.7%(139명)였다. 다만 사회적 분위기 변화로 성차별적 언행을 스스로 조심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응답이 58.0%(214명)로 나타나, ‘조심하는 분위기’는 확산됐지만 충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의사결정 구조에서는 발언 환경과 대표성 사이의 간극이 두드러졌다. 성별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그렇다/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62.1%(229명)로 비교적 높았다. 반면 관리직 또는 리더십 직위의 여성 비율이 적절하다(그렇다/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19.5%(72명)에 그쳤다. 의견 개진 여건이 개선되더라도, 리더십 단계에서의 대표성은 부족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여성 인권 침해 시, 신고·구제 체계에서는 ‘제도’와 ‘신뢰’의 격차가 확인됐다. 익명성이 보장된 신고 제도가 마련돼 있다(그렇다/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38.8%(143명)였지만, 여성 인권 침해 발생 시 조직의 대응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다(그렇다/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17.1%(63명)에 머물렀다. 신고 채널의 존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건 처리의 공정성과 피해자 보호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뚜렷했다. 1001인 이상 기업에서는 익명 신고제도 ‘있다’(그렇다/매우)가 66.2%, 조직 대응 신뢰(그렇다/매우)가 40.3%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51~1000인 규모에서는 성희롱·성차별 언행 경험/목격(가끔/자주) 48.7%, 육아휴직 불이익 체감(가끔/자주) 50.4%로 높게 나타났다. 50인 이하 기업에서는 임금 차이 체감(가끔/자주)이 40.0%로 가장 높았고, 익명 신고제도 ‘있다’는 응답은 24.6%로 낮았다. 전반적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제도 인프라와 대응 신뢰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중견·중소 규모 구간에서는 체감 문제가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다만 응답자들은 지난 10년간의 변화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개선’ 평가를 내렸다. 고용·채용·승진 평등권(74.5%), 임금·처우 평등권(72.6%), 모성권 보장(74.8%)에서 ‘개선’ 응답이 70%를 넘었다. 반면 구제절차·대응체계(개선 62.6%), 의사결정 참여 기회(개선 64.0%), 직무배치·경력개발 권리(개선 66.7%)는 상대적으로 낮아, 여성 인권 환경이 개선되는 흐름 속에서도 실효성 있는 구제와 대표성 강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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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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