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한화오션을 축으로 한 '팀 코리아'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을 따내기 위해 막바지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쟁국인 독일의 공세가 거세지자 우리 방산 특사단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대한항공에도 지원 사격을 요청한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자동차 회사에 이어 항공사도 특사단 참여 기업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군요.
<기자>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산 특사단이 다음주 캐나다 방문 시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대한항공에도 동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강훈식 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신임 해군잠수함사령관 등으로 구성된 특사단이 캐나다와 관련된 주요 기업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더해 대한항공도 특사단의 요구에 따라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도입 사업인 'CPSP' 수주전 동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뿐 아니라 캐나다와의 협상에서 카드로 쓸 수 있는 업체들이 특사단에 대거 포함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CPSP 사업은 오는 3월 입찰서 제출이 마감되고 5월 사업자가 선정되는데, 한국과 독일이 2파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업 수주 시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게 되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인 방산 4대 강국 도약에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독일로 판세가 기울자, 정부가 캐나다를 설득하기 위해 현지에 특사단을 급파하며 막판 뒤집기에 나섰습니다.
<앵커>
대한항공이 방산 특사단에 들어갈 정도로 캐나다와 연관성이 있는 지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대한항공과 캐나다, 항공기와 잠수함’ 관련성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가 몇 년 새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사이가 부쩍 가까워졌습니다.
대한항공은 민항기뿐 아니라 군용기도 다루는데, 바로 군용 부문에서 캐나다와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중심에는 캐나다 민항기와 군용기 제조사인 봄바르디어가 있습니다.

한국 공군은 미국 등 해외에 의존하던 특수기 국산화를 목표로 한국형 개발 사업들을 추진 중입니다.
1조 8,000억 원 규모의 전자전기, 3조 1,000억 원 규모의 항공통제기가 대표적으로 유사시 적의 전자 장비를 마비하고, 항공기들을 통제하는 작전과 임무를 수행합니다.
대한항공이 각각 LIG넥스원, L3해리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두 사업을 다 수주했는데 플랫폼이 될 기체로 봄바르디어의 글로벌 6500 여객기를 택했습니다.
대한항공은 봄바르디어의 G6500을 4대씩 모두 8대를 사들여 국산 무기 체계를 탑재해 공군에 인도할 예정입니다.
이 가운데 전자전기의 경우 검찰이 방위사업청과 LIG넥스원 간 정보 유출과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건입니다.
LIG넥스원 측이 전자전기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데 이어, 정부도 해당 사업을 양국 간 협력 모델의 모범 사례로 언급한 만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봄바르디어 제조 공장을 둘러보고 “봄바르디어가 한국 공군에 그랬던 것처럼 한화오션 등도 캐나다 해군 전력 현대화에 기여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독일도 캐나다에 절충교역의 일환으로 봄바르디어 항공기를 20대 가까이 구매하고, 록히드마틴 캐나다의 체계를 적용하겠다고 제시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앵커>
우리도 추가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할 텐데요.
대한항공에 앞서 거론됐던 현대차가 승부수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현지 공장 설립과 같이 캐나다가 실제로 원하는 안을 들고 간다면 힘을 실어줄 수 있겠지만, 아직 공식화되지 않아 당장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캐나다는 이번 프로젝트를 B2G를 넘어 G2G 성격으로 두고 국방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입니다.
수십조 원짜리 잠수함 사업을 내주는 대신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인데요.
한국의 현대차, 독일의 폭스바겐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파급력이 큰 글로벌 완성차 톱티어 기업들이 현지에 공장이나 연구소를 짓도록 해 낙수효과로 돈을 벌 겠다는 심산입니다.
하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캐나다는 미국이나 다른 주력 국가와 비교해 시장 규모가 작고 차 판매량도 적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캐나다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약 150만 대로 미국의 10분의 1에 못 미칩니다.
다만 현대차, 기아가 연간 캐나다에 판매하는 약 23만 대 가운데 21만 대가 한국에서 만들어 들어오는 물량으로 현지에 공장이 있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0년대 현지 브루몽 공장을 철수한 이력이 있어 의사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현대차 신사옥 기부 채납금을 대폭 완화해주는 등 현지 투자를 독려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반면 독일은 이미 폭스바겐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가 온타리오주에 200억 캐나다 달러, 우리 돈 21조 원을 들여 배터리 셀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지난해만 해도 한국이 독일을 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갑자기 전세가 뒤바뀐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한국이 독일과 결선에 오를 때만 해도 '장보고Ⅲ 배치Ⅱ'의 성능이 경쟁품 대비 뛰어난 만큼 꺾고 수주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캐나다가 지난해 비유럽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유럽연합의 방산 블록화 수단인 공동 조달·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한 겁니다.
그러면서 독일이 외교적 우위를 점해 한국보다 우세해졌습니다.
또 하나는 원천 기술과 지식재산권입니다.
한국 잠수함은 독일 잠수함을 기반으로 발전했는데, 그간 법적 분쟁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입니다.
성능은 한국이, 외교는 독일이 앞서 비등한 만큼 결국 15% 평가 비중에 불과한 절충교역 즉, ITB가 수주를 가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에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사장이 이달 초 캐나다 편도행 비행기를 끊고 현지에서 무기한 세일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회사 차원에서도 버스나 지하철, 전광판, 소셜 미디어 등 '장보고Ⅲ 배치Ⅱ'를 홍보하는 광고를 게재하며 여론전도 병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국방 안보에 경제, 외교가 얽힌 국가 간 총력전으로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팀코리아가 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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