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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테마 안 끝났다…'끈적한 물가' 최대 복병" [미다스의손]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1-23 17:39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2026년에도 AI·로봇 혁신은 지속 美 인플레·금리 방향성 최대 변수로 지목 "증시 부양책, 외국인 의구심 해소해야"
    "유동성이 모든 자산을 밀어 올리던 '에브리싱 랠리'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2026년은 기술의 진화와 유동성의 방향성이 승패를 가르는 '차별화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글로벌 증시가 2026년 새로운 출발점을 맞이했다. AI(인공지능) 열풍은 여전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달라졌고,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혼돈의 시기, 투자자들은 어디서 기회를 찾아야 할까.

    35년 경력의 베테랑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를 만나 2026년 시장 전망과 투자 해법을 물었다. 박 대표는 올해 시장을 관통할 핵심 화두로 'AI의 진화'를 꼽았다. 그는 "단순한 기술 기대를 넘어 '에이전틱(Agentic) AI'와 '피지컬 AI'로 넘어가는 상용화 단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투자 지형의 변화도 언급했다. 미국 일변도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신흥국으로도 시야를 넓혀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외국인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정부 정책 뿐 아니라 개별 상장사들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뒷따라야 한다"며 쓴소리와 기대를 동시에 전했다.

    AI 기술의 진화부터 증시 부양 정책의 현주소, 그리고 개인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까지. 박종학 대표가 제시하는 2026년 투자 나침반을 살펴보자.

    Q. 2026년 국내외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을 전망해본다면.

    "첫 번째는 AI 기술이 진화하는 과정, AI에 따른 캐펙스(설비투자) 사이클이 중요할 듯하고요. 두 번째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이 어떻게 갈 것인지입니다. 파월 의장이 바뀌면서 통화 정책 기조가 어떻게 갈지, 그 와중에 인플레이션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가 중요합니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세 번째입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예측하기도 어렵고 전망을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AI는 중요한 변수로서 여전히 진화 과정에 있고 기술은 계속 진보할 것입니다.
    특히 에이전틱 AI 또는 피지컬 AI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가 중요하고, 본격 상용화가 되지 않더라도 초기 버전 서비스들이 나올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설비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반도체는 여전히 전망이 괜찮다고 봅니다.

    미국 경제를 봤을 때 급랭할 조짐은 안 보입니다. 고용지표를 보더라도 저고용이지만 해고율도 낮습니다. 생산성은 올라가고, AI가 작동하면서 고용시장 구조도 바뀌는 것으로 보여 경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하반기로 가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중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동성 공급이 정지되는 통화정책의 전환점이 하반기에는 올 것으로 보입니다. 유동성이 풀리면서 나타난 '에브리싱 랠리' 현상이 변화하면서 차별화된 장세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보면, 글로벌은 미국 중심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 한국도 여전히 AI가 큰 토픽이 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기업 실적을 보면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 기준으로 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여 전망이 좋습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밸류에이션도 타이트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외에 경제의 기본인 경제성장률을 보면 GDP 갭이 마이너스로 잠재성장률보다는 낮지만, 지난해보다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 하나 중요한 변수가 수급인데, 외국인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도 오락가락했지만 아직은 들어오지 않아 추가 유입 여지는 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이 35% 이상 되는 것은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서, 플로우 측면에서는 아직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작년에 코스피가 75% 이상 올랐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한 번쯤 올라갈 여지는 남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전반적으로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것 같다. 다만 '이 부분은 리스크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보는 지점이 있나.

    "국내 시장을 봤을 때 AI 스토리는 계속 진행될 것이고, 관련된 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 업체, 그리고 전력 관련 주식들은 괜찮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에이전틱 AI 관점에서 모바일 외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안경이나 이어폰, 혹은 볼펜 형태 등 다양한 폼팩터로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피지컬 AI 영역인 로봇이나 자율주행에서 진전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AI 스토리는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다음으로 간과하고 있는 것은 자본시장 선진화입니다. 2년 전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습니다. 외국인들도 관심이 많았으나 아직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화된다면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주들은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주회사나 은행, 증권사, 그리고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은 긍정적일 것으로 봅니다. 그 외에 한국 증시에서 구조조정을 거쳐야 하지만, 철강·화학 섹터 내 마진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둬야 합니다.

    다만 가장 큰 리스크는 의외로 떨어지지 않는 물가입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환율이 더 치솟거나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되고, 이는 시장 금리 상승뿐만 아니라 정책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적절한 기간을 두고 진행되면 상관없으나, 만약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시장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Q. 최근 수년간 시장의 관심이 미국, 중국, 한국으로 주로 쏠렸다. 과거에 인기를 끌었던 베트남, 인도, 중국 같은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봐야 할까.

    "그동안 혁신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증시와 경제 주도권을 쥔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은 MSCI 올 컨트리 인덱스 기준 약 65%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AI 스토리는 계속 진행되겠지만, 현재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미국 이외의 시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미국과 신흥국을 비교하면, 신흥국의 이익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밸류에이션 매력도 큽니다. 국가별 사정은 다르지만 대체로 완화적인 통화 정책과 경기 부양적인 재정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흥시장의 상승 여력(Upside)을 고려할 때 분산 투자가 유리해 보입니다.


    최근까지 미국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주를 이뤘으나, 앞으로는 미국 외 신흥국에도 더 관심을 두고 투자해야 합니다. 한국이나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아세안 지역 등으로 투자를 분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최근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개인 투자자분들도 많을 것 같다.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서 짚어준다면.

    "AI가 발전할수록 '탈분업화'와 '핵개인화' 흐름이 가속화되며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는 이런 추세적 변화에 편승하여 자산의 일부를 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시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탈세계화와 자국 우선주의 정책, 그리고 유럽, 중국, 일본, 아세안 등의 경제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AI 생태계 역시 미국 위주로 보이나, 실제로는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외에 주요국 중심의 인구 고령화(Aging Society), 글로벌 에너지 전환, 공급망 재편 등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우리는 복잡한 '다극화 시대'에 놓여 있습니다. 예측이 어려운 만큼 분산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주식 시장 내에서도 성장주 일변도에서 가치주로, 지역적으로는 미국 중심에서 한국, 중국, 유럽 등으로 분산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포트폴리오 구성의 핵심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 비중 결정입니다. 개인별 투자 기간이나 위험 감내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Q. 해외에서는 한국 증시의 밸류업 정책,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같은 정책적인 부분을 어떻게 평가하나.

    "분명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2년 전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초기에 해외 펀드매니저들의 관심이 뜨거웠고 실제 자금 유입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인덱스 지수 개발이나 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망 매물이 출회됐습니다.

    작년 6월 선거 이후 상법 개정 이슈 등으로 다시 관심을 받고는 있으나, 여전히 외국인들의 시각에는 의구심이 남아있긴 합니다.
    특히 외국인들은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된다는데, 왜 한국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를 하지 않고 단기 트레이딩만 하는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이 정말 좋아진다면 국내 자금부터 안정적으로 유입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신뢰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당장 올해 주주총회부터 기업들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 불필요한 투자를 지양하고 배당을 제대로 집행하는지 등 실질적인 이행 과정을 확인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축적되고 정부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노력이 맞물린다면, 글로벌 연기금 등 안정적인 장기 투자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신반의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MSCI 선진국 지수 같은 경우 기관마다 예측은 다르지만 대략 30조원에서 50조원의 순유입이 언급됩니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인덱스 추종 자금과 선진국 투자 비중이 높은 연기금 등이 들어오면서 한국 증시의 수급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절차상으로는 남은 일정이 많습니다. 먼저 '관찰 대상국(Watchlist)'에 등재돼야 하는데 몇 년째 지연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법령과 세제 개편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거래소의 지수 사용권 문제 등 민감한 이슈가 남아 있어 정확한 시기 예측은 어렵습니다.

    유의할 점은 워치리스트에 등재되더라도 바로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이상 시장의 질적 수준을 검증받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후 편입이 결정되더라도 실제 지수에 반영되기까지 다시 1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워치리스트 등재만으로도 향후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사안입니다."

    Q. 리테일 시장에서 사모펀드 상품들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베어링도 이런 상품들이 마련돼 있나.

    "최근 리테일 시장에서는 성과와 연동되는 '목표 전환형'이나 '목표 달성형' 상품이 주류를 이루며, 대개 채권 혼합형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저희는 주식을 100% 활용해 목표 수익률을 추구하는 '주주가치 성장 목표 전환형' 1호와 2호를 출시했고, 모두 성공적으로 상환(마무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집한 자산 규모는 약 1000억 원에 달합니다. 이 외에 사모 형태로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 1호도 출시했으며, 현재 2호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품들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주식 투자에서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니즈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공모 개방형 펀드의 판매 프로세스가 지나치게 엄격해져, 상대적으로 판매가 쉬운 형태의 상품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측면도 있습니다.
    사실 운용사 입장에서는 사모나 모집식(단위형)보다는 '공모 개방형 펀드'를 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투자자가 개인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주식 비중을 조절(자산배분)하면, 굳이 목표 전환형 상품이 아니더라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 투자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개방형 공모 펀드가 훨씬 유리합니다.

    따라서 판매 프로세스나 관련 제도가 정비돼 '액티브 공모 펀드'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희망합니다. 현재 사모펀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자산운용 시장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공모 개방형 펀드가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투자시장에 새로 유입된 신규 투자자들이 많을 것 같다. 이들에게 '건강한 투자를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조언해준다면.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큰 성공을 거둔 직후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성장주 중심의 상승장에서 성공을 맛본 분들도 계시지만, 뒤늦게 진입해 재미를 보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난해 증시가 상승했고,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에 투자해 성과를 낸 분들은 '내가 시장을 잘 예측하고 투자를 잘하는구나'라는 확신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35년 가까이 운용업계에 몸담으며 마켓 사이클을 겪어본 바로는, 증시의 변동폭은 매우 크며 시장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예측이 어렵기에 나름의 투자 원칙을 세우고 절제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우선 자신의 위험 감내도와 투자 가능 기간을 파악해야 하죠. 내가 얼마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내가 어느 정도 기간 동안 투자를 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분산 투자'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분산 투자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주식, 채권, 국내, 해외 등으로 나누는 '자산군별 분산'이 있고, 한 번에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시점을 나누어 매수하는 '시간별 분산(적립식 투자)'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산 투자와 더불어 자신의 위험 성향과 기간에 맞춘 '자산 배분'을 잘해야만 변동성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호흡하는 장기 투자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 20~30년 투자가 가능한 사회 초년생이라면, 주식 비중을 70% 이상 가져가도 무방합니다. 시장의 등락이 심하더라도 긴 시간 동안 꾸준히 투자한다면, 주가가 낮을 때 매수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별 분산 투자의 이점을 누릴 기회가 충분한 것입니다.

    결국 개인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 그리고 자산 배분과 주기적인 리밸런싱(Rebalancing)이라는 원칙을 지키며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운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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