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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반지 녹이면 안돼?"…예비부부 보석상 줄섰다

김보선 기자

입력 2026-02-08 01:31  


서울 종로3가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반지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금값이 빠르게 상승하자 부담을 느낀 예비부부들이 부모님 결혼반지를 녹여 반지를 마련하는 등 여러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금 시세는 꾸준히 오르다 지난달 26일엔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천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결혼 예물을 준비해야 하는 이들이 금전적 어려움에 부딪히면서 예비부부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파리 시내의 한 보석상은 "약혼반지 가격이 거의 배가 됐는데도 예비부부들은 여전히 18캐럿 금과 보석을 원한다"며 "요즘은 부모님과 함께 와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고객이 직접 가져온 금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결혼을 앞둔 한 예비부부는 "부모님 결혼반지를 녹여서 새 반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새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9캐럿 금이나 준보석, 은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자재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보석상 뤼카 뮐리에에 따르면 현재 그의 고객 중 60%가 은을 선택하는데 예전 20∼30%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같은 분위기에 보석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전 세계 금 수요 중 보석 부문은 419.2t에 그쳤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546.5t보다 크게 줄어든 규모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소피 다곤의 창립자 소피 르푸리는 "재무 담당자는 10월부터 가격 인상을 원했지만 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날 때까지 최대한 미루고 싶었다"며 "결국 1월부터는 사용된 금의 양에 따라 컬렉션 가격을 10∼12% 인상했다"고 말했다.

보석 제조업체들은 작업 방식도 조정하고 있다.

소피 다곤의 르푸리는 "창작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예전엔 10g의 금을 썼다면 이젠 5∼6g으로 같은 느낌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 보석 플랫폼을 운영하는 샤를로트 레이는 "고급 보석 디자이너가 제작한 보석조차도 동일한 디자인이지만 시대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며 "오래된 작품들이 훨씬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이는 "젊은 부부 사이에서도 빈티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더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보석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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